사상 최저 금리 시대, 건설사 회사채 시장 온기돌까?

입력 2015-03-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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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대로 인하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받던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저울질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예전 수준으로의 회복 속도는 더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이후 개점 휴업 상태였던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 10월 KCC건설이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지난 1월까지 3개월 동안 단 1건도 없었다.

지난 달 들어서야 신용등급이 AA-로 건설업계에서 가장 우량한 건설사 중 하나인 현대건설이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5년물 1500억원, 7년물 2000억원 등 3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초 2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2.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하자 1500억 원 증액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 가운데 1500억원을 오는 6월 만기도래하는 공모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단기차입금 상환과 자재구매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회사채 흥행에 성공하자 다른 건설사들도 회사채 시장 진입을 저울질하고 있다.

우선 두산건설은 이달 만기되는 회사채 638억원 가운데 200억원 가량을 회사채 발행으로 갚았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달 만기 회사채 가운데 일부를 회사채 롤오버(차환발행)으로 상환했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갚았다”고 말했다.

내달 1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롯데건설 역시 일부 차환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차환발행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시장상황이 최근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덕에 국내 주요 기업들은 유리한 조건으로 차환에 성공하고 있다. 현대건설 외에도 현대로템, KT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당초 예상보다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건설사들에 대한 회사채 시장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사들의 실적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함께 업계에서 가장 좋은 신용등급(AA-)을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도 차환 대신 현금으로 상환을 택했다. 신용등급이 A인 대우건설도 최근 현금상환을 결정하며 시장이 여의치 않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때문에 이들 대형건설사들 외에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회사들은 다른 업종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해 8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만기 3년)를 발행했을 당시 국채 금리의 2배 수준인 연 4.88%의 고금리를 제시해 14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끌어모았었다.

이에 한 증권사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지 위해서는 일회성 이슈보다는 지속적인 실적 등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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