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처리 통지·송달 특례’ 다시 도마에

입력 2006-11-20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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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 방지위해 부실대출 담보물 경매 유도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김중회 부원장은 “저축은행들이 비업무용부동산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어 건전성을 왜곡하고 수익성도 악화시키고 있다”며 “부실대출채권 정리과정에서 발생한 부동산에 대해 유입을 억제하고 경매를 통해 처리하도록 지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지난 6월말로 끝난 ‘경매처리에 대한 통지·송달 특례’를 다시 연장해주면 비업무용부동산 유입이 상당부문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매처리에 대한 통지·송달 특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설립에 관한 법률’에 있는 내용으로 1999년 4월 자산관리공사법이 개정되면서 캠코를 비롯한 은행 등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서 부실자산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 신설된 조항이다.

당시 금융기관에 대한 송달특례는 2004년까지 기한을 확정했으나, 저축은행 등의 건의에 의해 특례기한이 지난 6월 말까지 연장된 바 있다. 이후 은행에서 재경부에 다시 연장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6월 말로 금융기관에 대한 특례조항이 사라지고, 캠코에 대해서만 송달특례가 허용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채무자의 담보물건에 대해 경매를 진행하고자 할 때 사전에 채무자에게 해당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채무자가 이 경매 통보를 받지 못하면 경매를 진행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채무자의 경우 이를 악용해 주소지를 이전하는 등 편법 대응으로 송달을 피하는 사례가 발생하곤 한다. 이렇게 되면 경매절차가 지연되면서 여신회수가 무한정 늦어지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증가로 번질 우려가 크다.

송달특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채무자에게 경매 진행을 발송한 것만으로도 송달된 것으로 보고 채무자의 확인 여부와 상관없이 경매를 진행하도록 한 것이다.

금감원이 발표한 저축은행의 비업무용부동산 보유가 증가한 이유는 바로 부실대출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담보권 실행에 의해 취득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담보물을 유입하지 않고 경매를 통해 처리하도록 지도함으로써 비업무용부동산의 보유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방침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에서는 경매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상태에서 경매를 통한 유입을 줄이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담보물을 경매를 통해 정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송달특례가 다시 주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축은행업계의 입장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달특례로 인해 부실채권 정리 시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면 정리가 가능했지만 송달특례가 사라짐에 따라 최소 1년 이상 정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부실대출 정리를 통한 저축은행의 건전성 등을 위한다면 송달특례가 다시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 발표가 있기 전까지 금융기관에 대한 송달특례가 사라진 것을 채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언론 등으로부터 송달특례에 대한 지적을 받고 현재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중회 부원장은 “자산관리공사법에서 금융기관에 대한 송달특례를 배제한 것은 개인의 사유재산권 및 채무자 보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금융기관의 송달특례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이어서 “금융기관의 입장과 채무자의 보호 등 다각적인 면에서 검토를 해 보고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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