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의 철강 수출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철강 수출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 폐지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늘면서,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경영난이 예상된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1월 철강 수출량은 전달인 지난해 12월보다 1.2% 늘어난 1029만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보다 52.1%가 늘어난 수치다.
반면, 중국의 1월 철강 수입량은 전달보다 5.0% 감소한 115만톤에 그쳤다. 1년 전보다는 15.1%가 줄어든 수치다. 이로 인해 1월의 철강 순수출량은 전달보다 2.0% 늘어난 914만톤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8.9%나 급증한 수준이다.
당초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정부가 철강 수출에 대한 세금 환급을 폐지 하기로 하면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중국 국무원은 올해 초 보론(붕소) 함유 후판·열연박판, 열연협폭코일, 선재, 봉강 등 철강재에 대한 수출환급 세율 조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들 4종의 보론강(붕소를 첨가한 특수강)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률은 9∼13%에서 0%로 조정됐다.
중국 철강업계는 2010년 7월부터 철강 제품에 소량의 보론을 첨가해 합금강으로둔갑시켜 수출함으로써 합금강에 주는 9∼13%의 세금 환급혜택을 누려왔다. 이런 세금환급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중국 철강업계가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증치세 환급의 대상인 되는 붕소 대신 니켈이나 크롬 등으로 재빠르게 전환해 증치세 환급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다량으로 유입돼 판매량이 줄어드는 등 타격을 받다왔다. 중국의 철강 수출이 더욱 증가세를 보이면서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월 한 달간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철강은 36만6000톤으로 1년 전보다 8.2% 감소한 반면 중국에서 수입한 물량은 118만6000톤으로 0.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