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난해 경상흑자 894억달러…3년째 사상최고치 경신

입력 2015-02-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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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라고 단정짓기 어려워”…증권투자 유출초 역대 최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해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흑자가 894억2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3년의 811억5000만달러보다 82억7000만달러(10.2%) 늘었다.

경상수지는 2012년(508억4000만달러)부터 3년째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경상흑자 전망치 900억달러 달성” = 한은이 지난달 제시한 흑자 전망치(900억달러)와도 거의 일치했다. 한은은 2014년 경상흑자 전망치를 작년 1월(550억달러), 4월(680억달러), 7월(840억달러)로 꾸준히 높히다가 10월(840억달러)에는 종전 수준으로 유지한 후 올 1월에는 900억달러로 또 다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흑자 전망치와 실적치가 5억8000만달러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전망치는 통상 10억달러 단위까지만 하기 때문에 900억달러 전망치와 거의 일치했다고 봐야 하며 경상흑자 확정치가 나오면 경상수지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수지(수출-수입)는 연간 928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은 6215억4000만달러로 전년비 0.5% 증가하고, 수입이 5286억6000만달러로 1.3% 줄었다.

수출은 통관기준으로 반도체(9.2%), 정보통신기기(6.3%), 철강제품(8.9%) 품목이 큰폭으로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3.2%), 가전제품(-4.0%), 디스플레이 패널(-2.5%) 등은 줄어 눈에 띈다.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하락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수입에서는 통관기준으로 승용차 수입이 80억9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비 45.1%나 늘었다. 수입은 전반적으로 승용차를 포함한 소비재(12.2%)가 크게 확대됐고, 원자재(-0.6%), 자본재(3.2%)는 줄거나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 무역흑자가 난다는 의미로 통상 통용되는 ‘불황형 흑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부인했다. 상품 수출 증가율은 3년째 한자리 수를 나타내며 그 폭이 줄고 있고 수입도 3년째 마이너스 증감률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노충식 팀장은 “경상수지 내용을 보면 수출둔화는 국내경기와 관련이 없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고 수입은 소비재에서 증가율이 10%대를 나타냈다 ”며 ”무엇보다 통관기준으로 지난해 상품 수출과 수입 물량이 각각 4.4%, 4.7% 늘어 불황형 흑자로 단정짓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수지는 81억600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선 운송수지 흑자 규모가 73억5000만달러에서 37억5000만달러로 줄었고 건설수지 흑자도 155억2000만달러에서 138억4000만달러로 감소한 영향이다. 여행수지 적자는 70억2000만달러에서 53억2000만달러 줄고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 적자도 55억1000만달러에서 52억2000만달러로 감소했다.

급료·배당·이자 등 본원소득수지는 102억달러 흑자, 송금 등 이전소득수지는 5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투자 유출초 역대 최대…“한국경제 긍정적 평가요인” = 금융계정에선 지난해 연간 903억8000만달러 유출초를 기록했다. 경상수지와 마찬가지로 3년 연속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특히 이중 증권투자 유출초 규모가 336억1000만달러로 전달보다 242억7000만달러 확대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존 최대치는 2007년의 270억8000만달러였다. 노충식 팀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의 주식, 펀드, 증권 등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 영향”이라며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해외에 부채가 아닌 자산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직접투자 유출초 규모는 전년 155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06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대출이나 차입 등 기타투자의 유출초는 432억8000만달러에서 219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37억달러 유입초였다.

지난해 12월 경상흑자는 72억2000만달러로 34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11월보다는 41억달러 줄었다.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85억2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5억1000만달러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15억4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3억8000만달러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금융계정에선 유출초 규모가 전달(99억2000만달러)보다 축소된 98억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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