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3대 팔아야 '애플'과 같은 이익…수익성 악화 우려
애플은 회계 1분기(지난해 10~12월)에 전년보다 46% 급증한 7450만대를 팔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의 같은 기간 스마트폰 판매량을 애플과 동일한 7450만대로 분석했다. 양사의 점유율 격차도 2013년 1분기 25%에서 작년 1분기 15.9%로 크게 좁혀진 데 이어, 4분기에는 격차가 없어진 상황이 된 것이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갤럭시 A, J, E’ 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프리미엄을 고집하다 전략을 바꾼 것. 그러나 신흥시장에서의 물량 보전과 장악력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수익성 하락’이라는 적잖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의 스마트폰 대당 평균판매단가는 2011년 1분기 638달러에서 작년 3분기 603달러로 5%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은 306달러에서 190달러로 38% 하락했다. 4분기는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노트4' 출시에 힘입어 200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삼성이 스마트폰 3대를 팔아야 애플 아이폰 1대와 같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은 매년 한 종류의 스마트폰만 생산ㆍ판매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구형 제품들의 가격을 각 10만원 가량씩 인하해 보급형 시장 공략을 보완했다. 지난 2013년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5C’를 출시했지만, 애플은 ‘아이폰6’를 출시하며 보급형 전략을 사실상 철회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보급형 전략에 집중할 경우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노키아는 부동의 세계 1위 업체였지만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모델을 앞세웠고, 판매 지역 비중도 구매력이 낮은 동남아에 치중해 있었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이 전환될 때도 고급형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수익성 하락으로 몰락했다. 삼성이 점유율 확대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급의 지위를 계속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삼성증권 조성은, 허윤수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보급형 모델을 강화하면 제조사들은 큰 수익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경우 고가 모델인 갤럭시S와 노트의 시너지를 강화해야 하는 만큼, 상반기 출시될 ‘갤럭시S6’의 흥행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