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의 경고…구리값 5년 반만에 최저치, 세계 경제 저성장 늪 빠지나

입력 2015-01-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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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ㆍ중국 수요 우려 영향…골드만삭스, t당 5200달러로 하락 전망

▲런던금속거래소(LME) 구리 가격 추이. 26일(현지시간) 장중 t당 5405달러. 출처 블룸버그

‘닥터 코퍼(Dr. Copper)’ 구리 가격이 심상치않다. 최근 유가에 이어 구리도 연일 하락하면서 세계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아시아시장에서 26일(현지시간) 벤치마크인 구리 3개월물 가격은 t당 5405달러(약 584만원)로, 전 거래일 대비 2% 급락하며 지난 2009년 7월 30일 이후 5년 반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구리는 산업재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그 가격은 글로벌 경기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이에 구리에 ‘닥터 코퍼’라는 말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강달러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구리값 하락을 촉발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QE) 도입과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승리 등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ㆍ달러 환율은 1.1098달러로 지난 2003년 9월 이후 11년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구리 가격은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구리 가격은 떨어진다.

중국은 부동산시장의 냉각으로 구리가 많이 쓰이는 전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구리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수요가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이고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가 늘어나 앞으로 1년간 구리 가격이 t당 52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많은 구리생산업체들이 대부분 미국 밖에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취약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지적했다.

유가 급락도 주요 소비국의 디플레이션을 촉발해 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전략비축분을 늘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종종 상품 가격이 뚜렷하게 하락하면 해당 상품을 대규모로 매입한다. 다만 중국이 얼마 정도 구리를 사들일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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