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물] 글로벌 금융시장 ‘뜨거운 감자’된 스위스중앙은행 총재

입력 2015-01-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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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조던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 블룸버그

토머스 조던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환율하한제를 폐지하면서 환율방어 정책을 포기해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주범이 된거죠.

조던 총재의 깜짝 행보에 일본 엔화와 더불어 국제시장의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스위스프랑 가치가 치솟으면서 파문과 함께 그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며 새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으려고 했던 스위스 시계업체에 환율방어 포기는 재앙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닉 하이에크 스와치그룹 최고경영자(CEO) 등 시계업체 관계자들은 SNB의 이번 조치가 ‘쓰나미’와 같다며 분노했습니다.

미국 최대 민간 외환중개업체 FXCM은 스위스프랑 가치 폭등에 고객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3억 달러 자금을 긴급 수혈했습니다. FXCM은 지난 16일 주가 폭락에 주식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외환중개업체들이 파산위기에 놓이는 등 시장이 요동치자 당연히 투자자들은 조던 총재를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조던 총재는 이에 17일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방어 목적이 더는 정당화할 수 없고 계속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외환시장 동요가 가라앉지 않으면 다시 개입할 수 있다”고 변명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등 글로벌 통화당국의 정책 행보가 긴박한 가운데 SNB가 이전 정책을 고수하기는 힘들었겠죠.

그러나 갑작스런 정책 변경이 시장에 어떤 파문을 불러 일으킬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 통화당국 관계자들에게 언질도 주지 않고 일을 저지른 조던 총재의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입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SNB가 사고를 친 15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조던 총재가 왜 최저환율제를 폐지했는지 알 것 같지만 우리와 사전에 논의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며 “그가 나한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다”고 꼬집기도 했죠.

연준은 1년에 4차례 의장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정책이 바뀌기 전에 미리미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모두 시장의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입니다. 중앙은행 총재가 단순히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조던 총재가 명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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