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0만 가구가 대출 받아…신용등급 낮은 금융소비자 대상 고금리·단기 상환으로 ‘발목’
6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스멀스멀 떠오르고 있다. 이번엔 부동산이 아니라 자동차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 연방예금보험회사(FDIC)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미국의 110만 가구가 자동차소유권담보대출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추세에 NYT는 “많은 차량소유권담보대출자들이 자신의 차량을 잃거나 빚더미에 앉고 있다”며 고금리와 짧은 상환기간을 지적했다. NYT가 30명 이상의 차량소유권담보 대출자를 조사한 결과 대출금에 적용되는 이자가 약 80%에서 500% 이상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상당수 대출자들이 이자를 갚지 못해, 결국 또 다시 대출을 받게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차량담보대출이 신용점수 640점 이하의 서브프라임 등급인 저소득층에게도 허용된다는 점이다. 사모펀드가 대출기관에 투자를 하고, 대형은행이 신용도가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는 것. 자동차는 생계에 있어 필수수단인 만큼 차량담보대출자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대출기관이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고금리 차량담보대출로 인한 금융피해는 확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대출전문회사인 타이틀맥스(TitleMax)에서 1만 달러(약 1100만원)를 빌린 티파니 카포네 역시 차량담보대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NYT는 소개했다. 그녀는 약혼자와 함께 타이틀맥스에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현대차를 담보로 돈을 빌렸으나, 119%에 달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차량을 압류당했다.
미국 미주리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로버트 스웨링겐 변호사는 “차량담보대출은 고용계약서 형태를 띠고 있다”며 “(대출회사가) 차량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출자들이 계속 돈을 빌리도록 엮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주(州)에서는 이 같은 형태의 대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버지니아주는 지난 2010년 고객의 차량회수를 통해 대출금을 받는 유형을 포함한 일부 대출형식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해 몬태나주 역시 차량담보대출 금리 상한선을 36%로 두는 법안을 발의해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