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실 왜곡 루머 퍼뜨린 악성 컨슈머의 ‘최후’ - 권태성 산업부 기자

입력 2014-12-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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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한 명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거짓말에 속은 사람들은 더 이상 소년을 믿지 않았고, 소년은 마을을 떠났다. 그러나 마을은 평온하지 않았다. 다른 소년들이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도 사람들이 ‘설마’하면서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가짜 정보를 겪었던 경험이 진실을 위축시킨 것이다.

최근 온라인 IT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내부 고발자라고 주장한 한 남성의 글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글의 요지는 이렇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 등 주력 스마트폰에 재생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이 남성은 자신을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작업장 사진과 동영상을 올렸다.

루머가 삽시간에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를 통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포되고 있는 재생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사용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면 반박했다.

삼성의 반박으로 재생 아몰레드 사용 루머는 진실 공방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글에 의심을 품었던 커뮤니티 회원을 중심으로 네티즌들의 의문 제기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결국 의혹을 제기한 남성의 주장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신분증을 조작해 자신을 삼성 직원이라고 속였으며, 사건을 키우기 위해 하청업체의 일을 삼성이 그러는 것처럼 글을 썼다고 실토했다. 물론, 삼성 하청업체의 재생 아몰레드 사용 역시 이 남성의 주장일 뿐이다.

이 악성 컨슈머의 거짓 주장으로 삼성은 명예훼손과 이미지 타격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이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는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잘못된 기업의 행태를 바로잡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근거 없는 음해는 건전한 내부 고발과 문제 제기를 위축시킨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근거없는 루머에 대해 전에 없이 강경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도 착한 소비자들을 위해 이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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