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한 달여 앞둔 국내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한 판 승부처로 인도를 선택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외국 기업과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대대적인 개방 조치를 취하면서 인도가 한국 기업들의 신시장으로 뜨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억명의 인구와 16%대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은 한국 기업들에게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인도 시장 선점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자동차와 전자업계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인도 시장에 신차를 대거 투입한다. 우선 지난 7월 인도 시장에 출시한 ‘엘리트 i20’을 기반으로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차량인 ‘엘리트 i20 크로스’를 내년 초 현지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더불어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 출시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도 인도 시장에 조만간 선보일 방침이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34만344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7.9% 판매량이 늘었다. 인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10월까지 1.9% 증가했지만, 현대차는 소형차 위주의 판매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면서 평균치를 4배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인도 시장 성장률은 올해 가속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성장률(1~10월 7.6%)보다 높은 수치다. 현대차가 신흥 시장 중에서 인도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의 굳히기 위해 내년 서부 지역인 후블리-다르와드에 3공장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자업계는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보급률은 현재 9% 수준이다. 중국 보급률이 55.3%이고, 글로벌 평균이 30.9%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추진 중인 인도 시장 진출 전략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이다. 인도는 1인당 국민소득이 1600달러로 매우 낮은 만큼 프리미엄 제품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1위 업체 샤오미가 인도 시장에 내놓은 16만원대 ‘홍미노트’의 경우 출시와 동시에 물량 5만대가 완판되기도 했다.
현재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최신 스마트폰을 비롯한 12종의 휴대폰을 생산 중인 삼성전자는 10만~50만원대의 다양한 보급형 제품으로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저가 제품을 통해 인도 시장 잡기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말 10만원대 스마트폰 ‘갤럭시스타 프로’와 ‘갤럭시S 듀오스2’로 저가폰 시장에 본격 진입했고 올해 초에는 50만원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그랜드2’와 20만원대 ‘갤럭시 코어2’를 각각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일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을 탑재한 ‘Z1’을 인도에서 처음 공개할 계획이다. 8만원대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인 Z1은 삼성전자가 저가폰을 별도 브랜드화한 첫 제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저가폰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중국에서의 시행착오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하다 현지 업체인 샤오미에 내수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LG전자도 올해 전략 스마트폰 ‘G3’를 인도 시장에 선보인 데 이어, 기존 보급형 모델인 ‘L 시리즈’와 파이어폭스 OS를 적용한 저가 스마트폰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LG전자는 다양한 보급형 모델을 통해 인도 시장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33개로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라자스탄 주 길롯 지역에 최초로 100만㎡(약 30만 평) 규모의 한국 기업 전용 공단 설립이 추진되는 등 향후 국내 기업 진출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