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스포츠 선수 육성 한계 노출…겨울 레저의 차가운 이면
스키 시즌이다. 전국 17개 스키장은 28일 일제히 개장, 본격적 스키 시즌을 알렸다. 스키는 2000년 이후 급속도로 대중화됐다. 매년 스키장 이용객 수가 600만명을 넘을 만큼 대중적 겨울 스포츠로 자리를 굳혔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스키는 귀족 스포츠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대중적 운동이 됐다. 학과 수업 도입 등 교육제도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했다.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도 한몫했다. 한국은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처음 획득한 이후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특히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빙상뿐 아니라 설상과 썰매, 컬링에서도 상위권 도약 가능성을 입증,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피겨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 빙상 종목을 제외한 동계 스포츠는 대중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는 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소치동계올림픽 후 국내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는 한국 겨울 스포츠의 차가운 이면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는 사라지고 텅 빈 경기장만이 선수들을 맞이했다.
올해 2월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등 전국 각지에서 분산 개최된 동계체전에서는 대회 관계자를 제외한 관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즌의 끝물을 만끽하러 온 스키어들은 많았지만 정작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는 일반 관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동계체전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역시 선수 가족이나 팀 관계자를 제외하면 일반 관중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국내 동계스포츠는 저변 확대보다 엘리트 스포츠를 중점 육성해 온 만큼 대중적이지 않지만 국제대회 성적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 수급과 유망주 육성을 위해서는 대중화 정책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