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결국 불참… 우리銀 매각 또 불발

입력 2014-11-2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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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경쟁 안돼 경영권 지분매각 무산… 민영화 차질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민영화 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점에서 새로운 매각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금융당국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날 경영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 지분 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안방보험이 입찰 마감일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내부적으로 이미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유효경쟁 미성립으로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면 소득도 없이 괜히 자신들의 경영전략만 노출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가장 큰 고민에 빠진 사람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다. 그는 지난해 "우리금융 민영화에 직을 걸겠다"고 말할 정도로 우리은행 매각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문과들과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전보다 진일보된 투트랙(Two-Track) 매각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발을 빼면서 민영화는 또 다시 안갯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다행히 한가지 희망은 있다. 만약 교보생명이 경영권이 아닌 소수지분 인수로 방향을 틀면 콜옵션이 포함된 '26.97%' 지분 경쟁입찰은 대박이 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계획을 세워놓은 것은 없다"며 "이날 5시까지 입찰 결과를 확인하고 그때 다시 새로운 방안을 논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워낙 '빅딜'이다 보니, 매각 방안을 논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만약 이번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다면 민영화는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보생명의 2대주주인 어피너티는 우리은행 소수지분(26.97%) 매입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사주조합은 물론 외국계 사모펀드(PEF)나 헤지펀드들까지 지분 인수에 뛰어들 경우 소수지분 입찰은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매각은 3조원에 달하는 빅딜로 그 동안 관례적으로 볼때 정부로 부터 시그널을 받기 마련인데, 이번 우리은행 인수전에는 아무런 신호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당국은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수를 고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인수전 참여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연내 매각의지가 처음부터 없다란 얘기가 흘러나온 이유”라며“소수지분 흥행이 성공하더라도 경영권 매각은 여전히 남아 있어 민영화 지연에 따른 당국 책임론이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은 56.97%다.‘30%+경영권’을 경영권 지분으로 분류해 매각하고 콜옵션이 포함된 나머지 소수 지분 26.97%은 희망 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쪼개 판다. 경영권 예비입찰과 소수지분 본입찰 모두 이날 오후 5시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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