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호주, 캐나다FTA 연내발효 유력…日앞선 관세실익 속 농축산업 피해 우려

입력 2014-11-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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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호주, 캐나다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발효가 유력해지면서 일본에 앞서 관세혜택의 실익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국내 농축산업의 피해는 더욱 당겨졌다는 평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호주, 캐나다와 맺은 FTA을 내달 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키로 13일 합의했다.

FTA가 비준을 받으면 상대방에 통보한 날로부터 30일 후나 양측이 별도 합의하는 시기에 발효된다.

특히 정부는 내년초로 예상되는 일·호주FTA의 발효 시기에 앞서 연내 발효를 목표하고 있다. 한·호주FTA에는 발효 즉시 관세를 낮추고 그 다음해 1월 1일부터 1년 단위로 관세를 인하하게 돼 있다. 이와 달리 일·호주FTA는 발효 즉시 1차 관세 인하, 차기 회계연도 첫날(4월 1일) 2차 관세 인하토록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연내 발효를 하면 일본보다 관세 혜택을 빨리 볼 수 있어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

한·캐나다FTA는 발효 직후 1차 관세 인하를 한 후 1년 단위로 낮추게 돼 있지만 서두르는 편이 낫다는 분석이다.

발효되면 호주FTA는 5년 안에 품목수 기준 99.5%, 수입액 기준 100%의 관세를 철폐하게 돼 있다. 캐나다FTA의 경우 10년 내 품목수 97.5%, 수입액 98.7%의 관세를 철폐하게 돼 있다.

특히 호주는 소형(배기량 1000∼1500cc)·중형(1500∼3000cc) 휘발유 승용차를 비롯해 가전제품, 냉연강판, 일반기계 등에 붙는 5%의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대형(3000cc 이상) 휘발유 승용차, 자동차부품 등의 관세는 3년 안에 없앤다.

캐나다는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6.1%의 수입 관세를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애고 자동차부품, 냉장고, 세탁기 등의 관세는 세부 품목에 따라 FTA 발효 즉시, 또는 3년 안에 철폐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이들 FTA 발효시 최대 수혜품목은 승용차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작년 기준 대호주,캐나다 수출액 가운데 승용차는 각각 20.5%(19억6000만 달러)와 42.8%(22억3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여기에 FTA가 발효되면 호주와 캐나다에서 일본보다 먼저 다른 주요 공산품의 관세 인하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농축산업은 최대 피해처가 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는 10년 안에 호주산 제품 대부분(품목수 기준 94.3%, 수입액 기준 94.6%)의 관세를 없앤다.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서는 품목수 97.5%, 수입액 98.4%의 관세를 철폐한다.

호주와 캐나다 또한 농축산물을 한국시장 공략 대상으로 손꼽고 있다. 한국은 호주와 캐나다산 쇠고기에 붙는 40%의 관세는 모두 15년에 걸쳐 철폐한다. 2030년이 되면 두 나라 쇠고기가 동시에 무관세로 들어올 전망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호주산은 냉동을 제외하고 10년 안에, 캐나다산은 5∼10년 안에 관세를 없앤다.

전문가들은 현재 관세율 속에서도 호주산이 작년 기준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의 약 55%로 1위를 차지했음을 주목하고 있다. 수입 돼지고기 시장에선 캐나다산이 약 14%로 2위다. 때문에 이들 외국산은 관세마저 사라지면 국내 시장을 더욱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2조100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 피해 대책을 이미 세운 가운데 각종 지원자금의 금리 인하, 피해보전직불제 보전기한 연장 등 보완책을 마련해 수입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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