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車 할부금융 '25% 룰' 적용 검토...수입차 “통상 마찰 우려”

입력 2014-11-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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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의 독과점 방지 차원에서 자동차 금융에 ‘방카슈랑스 25%룰’ 도입을 검토한다고 알려지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수입차 업계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카드복합할부금융상품(이하 카드복합상품) 가맹점 수수료를 놓고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수수료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자동차 금융에 이 룰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파는 보험 상품) 25%룰은 은행지점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액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보험 계열사를 가진 은행이 계열사 밀어주기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당국의 25%룰 검토 소식에 자동차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브랜드 캡티브 금융사인 RCI파이낸셜코리아, BMW파이낸셜코리아 등은 총량 규제를 도입할 경우 아예 국내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수입차 캡티브 금융사 관계자는 “태생부터가 자동차 제조사의 판매를 돕기 위해 생겨난 것인데 25% 이상 하지 말라고 한다면 국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면서 “통상 마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캡티브 마켓(전속 시장)이란 기업내의 자체 수요에 의해 형성되는 계열사 간 내부시장을 의미한다. 자동차 제조사는 구매 고객에게 필요한 할부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금융계열사 형태로 캡티브 마켓 설립이 가능하다.

현대캐피탈 역시 부수업무가 아닌 메인 업무인 자동차 금융에 총량 규제를 가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미 고객 자율에 따라 형성된 자동차 금융시장 구조를 금융당국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자유시장체제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만약 자동차 금융에 ‘방카 25% 룰’과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면 현대캐피탈의 현대ㆍ기아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전체 취급액의 25%를 넘을 수 없게 된다. 현대캐피탈의 현대ㆍ기아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2011년 86.6%에서 지난해 74.7%로 낮아진 뒤 올해는 60%대까지 떨어졌으나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금융당국의 검토가 난항을 겪고 있는 현대차와 KB국민카드간 수수료 협상 타결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복합할부 상품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신용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캐피탈 회사가 먼저 돈을 갚고 고객으로부터 매달 할부금을 받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신용카드회사가 결제 대금의 1.9% 안팎을 결제 수수료로 챙기게 돼 최근 현대차가 이를 장기적으로 0.7%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며 강력히 요구해 카드사들간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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