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5만원권 환수율 하락, 지하경제 때문 아니다”

입력 2014-10-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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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나서자 5만원권이 지하자금 축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한국은행이 공식적으로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나상욱 한은 발권국장은 지난 24일 인천에 위치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최근 5만원권의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의 하락이 5만원권의 퇴장이나 지하자금 유입으로 단순히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라고 밝혔다.

우선 2009년 6월부터 발행된 5만원의 환수율을 누적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 21일 현재 발행된 88조1000억원 중 44.3%인 39조원이 환수됐다. 나머지 55.7%인 49조1000억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이렇게 5만원권이 발행된 지 5년여 만에 은행권 발행잔액(69조1000억원)의 약 71%나 차지하게 된 것은 5만원권의 거래 편의성, 경제규모 확대, 만원권·수표 대체효과 등에 주로 기인했다는 것이 나 국장의 분석이다.

나 국장은 “누적액 기준 5만원권 환수율은 1973년 6월 발행 당시 최고액권이었던 만원권의 환수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원권 환수율이 발행된 지 12년 후 80% 수준, 19년 후 90% 수준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5만원 환수율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만원 환수율이 낮은 요인을 더 자세히 보면 저금리,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 거시경제여건에 따라 현금선호 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거래 및 보관의 편의성 등으로 5만원권 자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무게가 lg인 5만원권은 같은 무게의 금(1g=50160원)과 비슷한 가치를 띤다.

아울러 발행된 지 얼마되지 않아 청결도가 매우 높은 5만원권은 금융기관이 손상화폐 교환을 위해 한은에 5만원권을 입금할 유인이 크지 않다. 또 금융기관들이 5만원권을 ‘귀한 몸’으로 여겨 5만원권 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도 환수율 하락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나 국장은 “5만원권이 유통되지 않고 지하자금으로 퇴장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5만원권중 일부가 비상시에 대비한 예비자금으로 퇴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가계부문 외에 기업부문을 추가해 경제주체별 화폐사용실태 조사를 실시, 향후 발권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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