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부 회장 뽑았지만...윤종규號 과제 산적 향후 행보 험난

입력 2014-10-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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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안정, 지배구조 개편, LIG손보 인수 마무리, 리딩뱅크 위상회복 등 현안 산적

KB금융 회장 후보에 윤종규 전 부사장이 선임됐다. 순수‘KB 혈통’은 아니지만 회장 후보중 가장 KB 근무기간이 길고, 내부 직원들로 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첫 내부출신 회장을 배출하면서 노조는 물론 금융당국도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윤종규 KB호의 앞날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잇따른 금융사고와 내분사태로 땅에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시급한 당면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불안정한 지배구조 탓에 금융당국에 발이 묶여있는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소매금융 강화를 통해 리딩뱅크를 탈환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윤 후보가 회장에 오른 뒤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현안은 LIG손보 인수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을 차기회장 선출 이후로 미룬 상태다. 오는 27일까지 인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KB금융은 매일 1억원의 지연이자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윤 후보는 수장에 오르자 마자 금융당국 지적사항인 경영불안을 해소해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통과시켜야 한다.

KB금융의 고질병인 내부갈등 해소도 당면 과제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지 13년이 지났지만 현재 국민은행은 1채널(옛 국민은행)과 2채널(옛 주택은행)간 편가르기가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올 때마다 출신 채널에 따라 물갈이 인사를 경험했다. 채널간 갈등에서 비롯된 줄서기 문화는 결국 KB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여기에 K금융은 지난해 부터 국민주택채권 횡령,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개인정보 유출, 내분사태 등을 겪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이 과정에서 2만8000여명에 달하는 KB금융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주인의식’이 실종된 직원들의 사기 저하는 실적 하락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머물러 우리은행(5267억원)과 더불어 순익이 주요 은행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0.30%로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신한(0.59), 하나(0.38), 외환(0.31), 기업(0.36) 등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국민은행은 4.21%로 신한(7.28), 하나(5.94), 기업(5.76) 등 다른 은행에 못 미쳤다.

수장에 오를 윤 후보는 성과와 능력에 근거한 인사보상체계를 통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직원사기를 끌어올리는 일도 중요하다.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으로 인해 껄끄러워진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KB금융은 2008년 9월 금융지주 체제가 출범한 이후 1대 황영기 회장부터 2대 어윤대 회장, 3대 임영록 회장까지 3명의 회장 모두가 제재조치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LIG손보 인수와 관련해 금융위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당국과 원만한 관계 회복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윤 후보는 “회추위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KB 가족과 함께 한마음 한 뜻으로 화합을 이뤄 고객 신뢰를 되찾고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해 선두 금융그룹으로 재도약시켜 주주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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