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생산액 점유율은 16.2%로 일본(13.7%)을 제치고 사상 처음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은 52%로 압도적인 1위였지만 비메모리에 해당하는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6%에 못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9%(매출액 23억1400만 달러)로 4위에 그쳤다. 1분기 대비 매출액은 9.6% 감소했고, 시장점유율은 0.7%포인트 낮아졌다. 점유율 순위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4위를 지켰으나 선두 업체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5위 브로드컴(3.4%)과의 격차는 줄었다. 시스템반도체 1위 인텔(20.2%)의 점유율과 비교할 때 5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정보를 단순히 저장하는 데 비해 시스템반도체는 정보처리 기능을 갖췄다. PC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자동차 등 셀 수 없이 많은 제품의 두뇌 기능을 한다.
시스템반도체는 종류가 다양한 만큼 시장 규모도 메모리반도체보다 4배 이상 크다. 올 2분기 시스템반도체 시장 전체의 매출액은 593억6600만 달러로 7% 증가하는 등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 증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애플의 ‘아이폰5S’에는 AP칩, 통신용칩, DSP칩, CIS칩 등 시스템반도체가 18개 들어가는 반면, 메모리반도체는 3개에 불과하다.
늦게나마 삼성과 LG, SK하이닉스 등 국내업체는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7 옥타’ 를 공개하며 시스템반도체를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시스템반도체 관련 분야에서 대대적인 채용을 진행하며 전문인력 확보에 나섰고, LG전자는 지난 4월 시스템반도체업체인 실리콘웍스를 인수하며 시스템반도체의 기반을 닦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벗어나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