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케이블 업계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21일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 이후 휴대폰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휴대폰-인터넷-IPTV’결합판매에 사활을 걸고 있어,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케이블 업체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단통법이 시작된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이기는 하나, 단통법 풍선효과로 인한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케이블TV 가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단통법 시행 이후 더 심화되고 있다는게 케이블업계측의 지적이다.
이통사들이 IPTV 끼워팔기에 나서면서 IPTV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012년 말 36.4%에서 지난해 말 41.5%로 크게 올랐고, 올 5월에는 43.3%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케이블 업계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12년 말 63.6%에서 지난해 말 58.5%로 떨어졌고, 올 5월은 56.7%로 추락했다.
케이블 TV 방송협회 관계자는 “끼워팔기로 세를 확장해온 이동통신 업계가 단통법 시행 이후 결합상품 판매를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케이블 업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통사의 IPTV 끼워팔기를 단속하지 않으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통3사는 단통법 이전부터 2회선 기준 결합상품에 가입할 경우 2만~2만5000원을 매달 할인해주고 있다. IPTV는 사실상 무료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통3사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까지 더해지면서 케이블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이통 3사가 결합상품에 8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실으며 출시 3년만에 1000만 이용자를 돌파했지만, 정부의 사실확인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우 의원은 이통3사들이 결합판매를 여전히 ‘무료’ 혹은 ‘공짜’로 광고하며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통법 7조를 근거로 이번달부터 결합판매를 무료로 광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결합상품 할인은 가계통신비 인하라는 점에서 권장할 만한 정책이긴 하지만, 끼워팔기 방식은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며 “정부는 결합상품 할인과 더불어 케이블 업계도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