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2명 AI 해커톤서 평가도구 개발… 반복행정 줄이고 기업지원 강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종이 없는 회계행정에 이어 직원들이 직접 인공지능(AI) 업무도구를 개발하는 'AI 행정혁신 2.0'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부터 2026년 9월까지 A4용지 약 47만장을 절감한데 이어 기업지원사업의 서류검토와 평가자료 정리까지 AI로 자동화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특히 김현곤 경과원장이 강조해 온 실무 중심 AI 교육이 직원들의 직접 개발로 이어지면서 행정 효율화의 범위를 기업지원 업무로 넓히고 있다.
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과원은 9월 진행한 직원 AI 활용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조사는 올해 하반기 AI 역량강화 교육을 수강한 직원 347명 중 참여자 12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93%는 전체 직원이 아닌 설문 응답자의 비율이다.
응답자의 51%는 AI를 매일 사용했고, 주 3회 이상 활용한다는 응답은 82%에 달했다.
주요 활용 분야는 △문서·보고서 작성 △자료 조사와 정보 검색 △회의록·자료 요약 △발표자료 제작 △기획 및 아이디어 도출 등이다.
업무시간 단축 효과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60%는 AI를 활용한 업무의 수행시간이 기존보다 3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업무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됐다는 응답도 28.8%였다.
이는 직원들의 자기보고식 설문 결과로, 기관 전체의 실제 근무시간이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절감한 시간의 활용처를 묻는 복수응답에서는 자료 검증과 업무품질 관리 강화가 61.6%로 가장 높았다. 신규사업·정책 개발 및 기획 28.8%, 기업상담 등 대외 지원 업무 강화 21.6%가 뒤를 이었다.
행정 효율화는 기업지원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과원 기업지원 부서는 AI를 활용해 상담 대상 기업의 산업동향과 시장환경을 분석하고 있다. 해외진출 지원부서는 국가별 시장정보와 수출입 통계, 인증제도를 조사하며, 창업지원 부서에서는 사업계획서 검토와 기업별 지원사업 발굴에 AI를 활용한다.
AI가 자료 조사와 분석을 지원하면 담당 직원이 결과를 검증하고 기업의 상황에 맞춰 지원 방향을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최보라 경과원 판교테크노밸리팀 과장은 "AI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하루 평균 2시간가량의 업무시간을 줄였다"며 "반복업무에 쓰던 시간을 기업 현장 방문과 상담, 지원사업 사후관리 등에 활용하면서 기업지원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한 사례도 나왔다.
인사총무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QR코드 기반 교육 출결관리 시스템과 자체 교육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교육 참석자가 종이 명부에 출석 여부를 기록하고 담당자가 이를 다시 정리해야 했다. 현재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출결 정보가 자동으로 기록·집계된다.
QR코드는 10초마다 변경되도록 설계해 캡처 화면을 재사용한 대리 출석을 어렵게 했다.
교육 신청 시스템도 직원이 일정과 잔여 정원을 확인해 직접 신청하고, 정원 마감 시 대기 등록과 결원 발생에 따른 자동 등록을 지원하도록 개선했다. 수료증 발급도 시스템에서 처리한다.
설은환 경과원 인사총무팀 과장은 "교육 신청과 출결관리, 수료증 발급까지 수작업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행정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AI 활용 역량을 실제 개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시도도 이어졌다.
경과원은 10월 2일 '2026 GBSA AI 해커톤'을 개최했다. 전 부서에서 14개 팀, 직원 42명이 참여해 행정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업무 도구를 개발했다.

대상을 받은 'Rabbit²'팀은 기업지원사업의 제출서류 대조부터 평가점수 산출, 성과분석까지 지원하는 AI 기반 평가업무 자동화 도구를 선보였다.
공고문과 제출자료를 검토하고 평가자료를 정리하는 반복업무를 줄이도록 설계한 도구다.
다만 현재는 실제 기업지원사업 적용을 위한 기능 고도화 단계다. 경과원은 현장 검증을 거쳐 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종이 없는 행정에서 출발했다.
경과원은 2024년부터 회계업무에 전자문서 기반 업무체계를 도입했다. 2025년에는 '종이 없는 회계행정'으로 경기도 공공기관 우수정책평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자문서 중심의 업무체계를 구축하고 회의자료 출력 등을 줄인 결과, 2025년부터 2026년 9월까지 A4용지 약 47만장을 절감했다.
경과원은 이를 용지 구입비와 컬러 출력비로 환산하면 약 76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회계상 절감액이 아닌 환산 추정치다.
올해는 종이 없는 행정을 넘어 직원들이 AI로 직접 업무 도구를 개발하는 단계로 확대했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직원의 AI 활용 역량을 조직 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하반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고서 작성부터 데이터 분석·시각화, 바이브코딩을 활용한 업무도구 개발까지 실무 중심 교육을 추진했다. AI 윤리와 보안 문제에 대한 교육도 병행했다.
김 원장은 "AI 행정혁신의 출발점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있다"며 "지속적인 AI 교육으로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을 높이고, 반복업무를 줄여 확보한 시간을 기업상담과 정책기획에 집중해 도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과원은 해커톤에서 개발된 우수 AI업무도구의 기능을 보완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다른 부서로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