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호황에 투톱 체제 유지 전망…책임경영 강화 주목
LG는 AI 실행력·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에 방점

SK그룹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하면서도 미래 사업에 전문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대규모 세대교체보다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분야에 변화를 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도 성과를 낸 경영진에는 힘을 싣고 신사업에는 전문 인재를 배치하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달 30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27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던 것과 달리 올해는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면서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주회사 SK㈜의 장용호 대표이사와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가 유임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졌다.
반면 사업 구조 전환이 필요한 계열사에는 새로운 인물을 배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산업통상부 차관과 한국전력 사장을 지낸 정승일 사장을 신임 CEO로 내정했다. 강동수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각자 대표이사와 SK에너지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력 중심의 에너지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SK㈜에는 김선혁 SKC 전략부문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탁했고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을 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해외 사업에서도 동남아 지역 총괄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무게를 뒀다.
SK그룹의 인사를 시작으로 재계의 관심은 삼성과 LG, 현대차 등 주요 그룹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는 한화와 HD현대가 일찌감치 인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SK까지 10월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인사 시계가 한층 빨라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하순 사장단 인사가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대대적인 경영진 교체보다는 현 체제 유지에 무게가 실린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과 노태문 사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이끄는 투톱 체제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사업부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일부 조직 개편은 예상된다. 전 부회장이 겸직하는 메모리사업부장과 노 사장이 맡고 있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의 겸직 해소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로봇 등 미래 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늦은 연말 인사가 예상된다. 미국 관세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동시에 전동화와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전환을 이끌 인재 발탁이 관심사다.
LG그룹 역시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한 만큼 올해는 새로운 경영진의 사업 성과를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AI 등 신사업을 실제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할 인재를 중용할지 주목된다.
올해 재계 인사의 공통분모는 변화의 폭보다 사업 성과와 미래 경쟁력에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AI 투자 경쟁이 맞물리면서 검증된 경영진에 책임을 맡기고 필요한 조직을 선별적으로 강화하는 인사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