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손실 846억원⋯연말 추가 회계손실 가능성
지주 자본지원으로 건전성 방어⋯2027년 흑자전환 과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가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에 편중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장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전환하고 법인보험대리점(GA)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보험계약마진(CSM)을 3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손해율 개선과 자본 확충까지 맞물리며 경영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배 대표가 체질 개선 성과를 바탕으로 흑자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 대표는 1992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GA사업부장과 장기보험부문장 등을 거친 보험 전문가다. 삼성화재 장기보험부문장(부사장)을 지낸 뒤 2024년 1월 하나손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후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구축과 손해율 안정화를 추진해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다.
배 대표 취임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사업 포트폴리오다. 하나손보는 자동차보험 중심의 기존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고 GA채널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보다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미래 이익 확보에 무게를 둔 전략이다.
성과는 CSM 증가로 나타났다. 하나손보의 보유 CSM은 올해 3월 말 3049억원으로 처음 3000억원을 돌파했다. 9월 말에도 30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의 중장기 수익 창출 능력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다.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손해율도 개선됐다. 하나손보의 올해 1~9월 장기보험 인수연도(UY) 기준 손해율은 36.0%로 전년 동기(48.9%)보다 12.9%포인트 낮아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올해 1~8월 77.2%로 업계 평균(78.0%)을 밑돌았다.
우량계약 중심으로 인수기준을 강화하고 보험금 심사 체계를 개선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형 확대와 함께 보험계약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관리체계도 정비한 셈이다.
영업 기반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GA채널 신계약 모집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125.3%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13회차 계약 유지율은 87.52%에서 76.15%로 하락했다. 신규 고객 확보에서 나아가 계약 유지율을 높이고 장기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수익성 부담도 나타났다. 하나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324억원)보다 확대됐다.
다만 분기별 실적에서는 손실 축소 흐름이 나타났다. 3분기 순손실은 135억원으로 2분기(632억원)보다 497억원 줄었다. 장기보험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회계상 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분기 적자 규모가 감소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다.
누적 적자 확대에는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선진화 방안이 영향을 미쳤다. 신규담보의 예상 손해율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505억원의 손실이 반영됐다. 장기보험 영업망 확충에 따른 사업비 증가와 연간 200억원이 넘는 전산시스템 감가상각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말에도 간편보험 신규담보 등에 대한 계리가정 변경으로 추가적인 회계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이 진전되고 손해율 관리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비 효율화와 계약 유지율 개선이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손보의 올해 6월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후 152.13%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30%를 웃돌았다.
기본자본 K-ICS 비율은 같은 기간 22.43%로 내년 도입 예정인 50% 기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후 하나금융그룹의 자본 지원이 이뤄지면서 건전성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나금융은 올해 6월 하나손보의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을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룹 차원의 총 3000억원 지원으로 자본 기반을 확충하고 장기보험 사업 확대를 뒷받침한 것이다. 하나손보는 증자 효과 등을 반영하면 기본자본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배 대표는 2027년 연간 흑자전환과 2030년 순이익 800억~1000억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GA채널 확대, 손해율 관리 강화에 이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배 대표에게는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사업구조 재편의 성과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CSM이 3000억원대에 안착하고 손해율도 개선된 만큼 향후 흑자전환을 이끌 경영 연속성에 관심이 모인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과 영업 현장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이를 실질적인 이익으로 연결하고 장기·자동차·일반보험 전 부문의 손익구조를 개선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