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삭제 요청 34만 건⋯복잡한 신고 절차 개선 촉구
구글 측 "피해자에 사과⋯대응 개선 위해 노력“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삭제 신고 정보 유출로 논란을 빚은 구글이 불법 사이트 검색 노출과 복잡한 신고 절차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구글 측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대응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28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의 성평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을 상대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구글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구글이 피해 신고 정보 유출 사실을 알고도 6년간 관련 시스템을 방치했으며, 피해자들에게 유출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불법 성인 사이트에 대한 검색 차단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동일한 불법 사이트를 검색한 결과를 제시하며 "네이버에서는 해당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가 나오지 않지만 구글에서는 검색 결과 첫 줄에 노출된다"며 "국내 플랫폼인 네이버도 하는 불법 사이트 검색 차단을 왜 구글은 하지 못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윤 사장은 "피해자분들과 여기 계신 위원님들, 위원장님께 다시 한번 회사를 대표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게 피해자분들의 입장에서나 위원님 입장에서 미흡하게 비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그런 점에 있어서 계속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의 복잡한 삭제 신고 절차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최근 5년간 구글에 요청한 삭제 건수는 약 34만 건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기관이 이용하는 신고 시스템에도 일회용 비밀번호(OTP) 인증 절차가 적용돼 신고 자동화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개인 신고 과정에서도 URL 외에 상세한 법률 조항 등을 요구해 피해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의원은 미국 실종·착취아동방지센터(NCMEC)와 클라우드플레어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신고 정보를 주고받는 사례를 제시하며 구글에도 유사한 시스템 도입을 요구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피해대응센터 대표도 구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가해자들은 구글을 통해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기 때문에 구글이 피해 촬영물 유통의 길목을 막으면 디지털 성폭력의 규모는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글은 이번 사태의 진상을 조사·공개하고 삭제 신고 절차를 쉽게 개편해야 한다"며 "불법 사이트와 피해자 관련 연관검색어가 검색되지 않도록 하고, 피해자가 한 번 신고한 영상과 연관검색어가 다시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 측은 피해 신고 정보의 외부 공유를 중단하겠다는 본사 방침도 재확인했다. 구글 본사 부사장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한국발 삭제 요청 정보를 관련 사이트에 공유하지 않고, 향후 공유를 재개할 경우 성평등가족부와 사전 협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이 해당 서한이 구글 본사의 공식 결정인지 묻자 윤 사장은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보 공유 재개 시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그런 협의를 반드시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