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AX 경쟁 본격화⋯진료 효율 높이고 환자 안전 챙긴다[AI가 바꾸는 병원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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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의료진 업무 부담에 AI 활용 확대…기록 자동화부터 위험 예측까지

▲헨리 가야르도(왼쪽부터) 국제병원연합(IHF) 회장과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6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AI 헬스케어 서울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늘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지면서 병원 인공지능 전환(AX)이 본격화하고 있다. 의료진이 반복 업무에 쓰는 시간을 줄이고 환자 진료와 돌봄에 더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26일 의료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병원들은 AI를 개별 진료과의 보조 도구로 도입하는 데서 나아가 진료와 간호, 행정 업무를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 수요 증가에 인력 확충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환자 안전을 높이려는 취지다.

진료 현장에서는 영상 분석과 기록 자동화가 대표적인 활용 분야다. 영상 판독 AI는 의심 병변을 표시하거나 응급성이 높은 검사를 먼저 확인하도록 도와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한다. 많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소견을 다시 살피고,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를 추적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AI가 찾아낸 소견을 환자의 증상과 병력, 다른 검사 결과에 비춰 해석하는 역할은 의료진이 맡는다.

생성형 AI의 발전은 문서 업무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의료진과 환자가 나눈 대화를 인식해 진료기록 초안을 만들고, 흩어진 정보를 요약해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파악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기록을 작성하기 위해 화면과 키보드에 집중하던 시간을 줄이면 환자와 대화하거나 진료 내용을 설명할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문서작성 AI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도 나왔다. 2025년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6개 의료기관 체계에서 외래 의료진 263명의 AI 문서작성 도구 사용 전후를 분석했다. 30일간 사용한 뒤 번아웃을 보고한 비율은 51.9%에서 38.8%로 낮아졌다. 기록 관련 인지적 부담과 업무시간 외 문서작성,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평가에서도 개선이 나타났다.

병동에서는 환자의 활력징후와 검사 결과 등 여러 정보를 분석해 상태 악화 위험을 조기에 알리는 예측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위험 신호를 확인한 의료진이 환자를 다시 평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낙상 위험 감지와 함께 활용하면 제한된 인력으로 여러 환자를 돌보는 병동에서 대응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환자가 병원을 이용하는 과정도 AI 적용 대상이다. 안내와 예약 시스템은 문의와 일정 조정을 돕고, 병상·검사실·장비 이용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은 자원 배분을 지원할 수 있다. 병원 간 진료 정보가 원활하게 전달되면 환자가 병력을 반복해서 설명하거나 의료진이 자료를 다시 입력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진료뿐 아니라 병원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AX의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보건의료 의제로도 부상했다. 보건복지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세계 바이오 서밋’에서 ‘AI 헬스케어 서울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선언문은 AI가 질병 예방·진단·치료와 신약·백신·의료기기 개발뿐 아니라 의료기관 운영과 공중보건 위기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부와 WHO는 AI 혁신의 혜택이 특정 국가나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공평한 접근과 국제적 연대를 강조했다.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려한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 데이터 활용 기반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병원 AX의 성과를 개별 기관의 효율성에 그치지 않고 지역과 계층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데까지 연결하겠다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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