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낙인 피하려 ‘무리수 밸류업 공시’⋯PBR 6배↑ 목표까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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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이미지=챗GPT)

금융당국의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 명단 공개를 앞두고 상장사 62곳이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제출했다. 일부 기업은 현재보다 PBR을 4~6배 높이겠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2일까지 코스피 34개사, 코스닥 28개사 등 총 62개사가 PBR 개선계획을 공시했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1배 미만이면 기업의 시장가치가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다는 의미로, 주가가 저평가됐는지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거래소는 다음 달 2일 저PBR 기업 명단을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10%(코스닥)에 해당하는 기업이 원칙적으로 대상이다. 다만 22일까지 PBR 개선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향후 1년간 명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

실적은 악화했는데 PBR 4~6배 목표⋯실현 가능성 의문

일부 기업은 최근 실적 부진에도 현재 PBR의 4~6배를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해 달성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신일제약은 지난 22일 기준 0.48배인 PBR을 2029년까지 3배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3년 안에 지금보다 PBR을 6.25배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실적은 오히려 악화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2024년 894억원에서 지난해 806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152억원에서 74억원으로 약 51% 감소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16%에서 5.04%로 떨어졌다.

이처럼 높은 목표를 제시했지만 자본 효율화를 위한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신일제약의 자기자본은 약 1523억원으로 시가총액(약 700억원)의 2.2배에 달한다. PBR을 높이려면 주가 상승뿐 아니라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회사는 개선계획에서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 계획이 없다고 명시했다.

이외에도 메타케어는 이달 22일 기준 0.19배인 PBR을 4배 넘게 끌어올려 2028년까지 0.8배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15억원) 대비 약 12% 감소했고, 순손익도 76억원 흑자에서 2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대원도 0.14배인 PBR을 2029년까지 0.56배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4배 수준이다. 반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4361억원에서 지난해 1121억원으로 2년 만에 약 74%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38억원, 순손실 85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PBR을 4배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진 보상 연계도 없어⋯공시보다 이행이 관건

더 큰 문제는 높은 목표를 달성할 구체적인 실행 수단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신일제약과 메타케어, 대원은 이번 공시에서 PBR을 경영진 성과평가나 보상체계와 연계하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신일제약과 메타케어는 연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입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62개사 중 저PBR 공표 대상에 해당하는 기업은 개선계획을 공시했다면 원칙적으로 공표가 면제된다"며 "밸류업 공시는 자율공시인 만큼, 현황 진단과 목표 설정, 계획 수립 등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작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목표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업이 자율적으로 제시한 중장기 사업계획인 만큼 목표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고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저PBR 개선계획의 실효성은 목표치 자체보다 향후 이행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명단 공개 뒤 할인율에는 공시보다 계획 이행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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