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부터 간호·회송까지⋯국내 병원 ‘통합 AX’ 속도[AI가 바꾸는 병원②]

기사 듣기
00:00 / 00:00

정부도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에 AI 진료시스템 지원

▲(사진=AI 생성)

국내 주요 병원들이 AI 전담 조직을 만들고 자체 의료 특화 모델과 업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며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상 판독 등 개별 업무에 적용하던 AI를 간호와 행정, 병원 간 환자 의뢰·회송까지 연결해 병원 전체의 업무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들의 AX 전략은 솔루션을 확보하는 단계를 넘어 기존 병원정보시스템과 진료 절차에 AI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 진료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시범 적용하는 기술을 구분하고 도입 이후 효과를 평가하는 운영 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2월 AI 도입과 운영을 전담하는 AI혁신지원실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AI 도입 전 검토부터 승인 근거 기록, 시스템 등록, 도입 후 모니터링과 정기평가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AI가 진료 과정의 어느 단계에 관여하는지, 데이터가 어떤 경로로 입력·출력되는지, 결과를 전자의무기록에 어떻게 반영할지 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원내 규정과 진료지침을 바탕으로 답하는 생성형 AI와 전자의무기록을 연계한 업무 자동화도 시험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간호 업무에 AI와 모바일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AI 기반 음성 전자간호기록(Voice ENR) 시스템을 전 병동으로 확대 운영했다. 병동 간호사에게 음성인식 전용 단말기와 핀마이크를 보급해 현장에서 기록과 환자 정보 확인이 가능하도록 했다. 생성형 AI 의무기록 지원시스템 ‘CMC GenNote’도 도입했다. 음성인식에 의료 특화 언어모델을 결합해 의료진의 발화나 대화를 정리하고 의무기록 서식에 맞게 가공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말을 문자로 옮기는 기능에서 나아가 기록 초안 작성을 지원해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진료와 병원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통합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영상·유전체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활용할 수 있는 통합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진료뿐 아니라 행정·경영 업무로 AI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병원은 2028년까지 병원 전체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AX-Ready’ 시범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환자의 병원 방문 전 건강관리부터 진료·협진, 퇴원 후 예후 관리까지 연결하는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진료지원 AI, 병원 간 의뢰·회송 플랫폼, 의무기록 자동화와 생체신호 모니터링, 낙상 감지 등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개별 기술의 성능을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환자 진료 전 과정에서 여러 AI가 함께 작동할 수 있는지 살피는 사업이다.

서울대병원은 자체 의료 AI 에이전트 플랫폼 ‘스누하이(SNUH.AI)’와 네이버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의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케이메드.ai(KMed.ai)’를 중심으로 활용 기반을 넓히고 있다. 진료지침 확인과 의료 지식 검색, 환자 상태 평가, 원무·보험 청구 등 업무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병원 내 여러 AI 도구와 업무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서울병원은 AI 기업 제로원에이아이와 의료 특화 LLM ‘지오메드2(ZEO Med 2)’를 개발했다. 의료 언어모델 개발과 함께 원내 챗봇, 문서 스캔·검색·요약 AI, 진료 대화를 기록하는 앰비언트 음성 AI, AI 대시보드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병원정보시스템과 데이터 정비, 실제 업무에 맞춘 적용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이다.

정부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권역책임의료기관 17곳에 총 120억원을 지원해 AI 기반 진료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영상진단 보조와 뇌졸중·치매 조기 진단, 심혈관 위험 평가, 입원환자 상태·낙상 위험 감지, 음성인식 기반 의무기록 작성 등이 지원 대상이다.

병원 간 환자 의뢰·회송에도 AI 적용이 추진된다. 서울·경기, 강원, 전남 권역 병원을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과 의료영상 시스템에 AI를 연동해 의뢰·회송 절차를 자동화하는 사업이다. 환자 정보의 반복 입력과 검사 결과 확인에 드는 부담을 줄이고, 지역 의료기관과 상급병원 간 진료 연계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