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 장애인 채용 확대를 독려해 온 금융감독원이 정작 자체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6년 연속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장애인 고용률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지난해에는 법정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 장애인 10명을 추가 채용했지만 여전히 의무고용 기준에는 못 미쳐 금융권의 고용 확대를 주문하는 감독당국부터 실질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준태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1.5%로 법정 의무고용률(3.1%)보다 1.6%포인트(p) 낮았다. 상시근로자 2288명 가운데 의무고용 인원은 70명이었지만 실제 고용인원은 35명에 그쳤다. 법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의 절반만 채운 셈이다.
금감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0년부터 6년 연속 법정 기준을 밑돌았다. 2020년 2.0%였던 고용률은 2021년 1.7%로 하락한 뒤 2022년과 2023년 각각 1.9%를 기록했다. 이후 2024년 1.6%, 지난해 1.5%로 2년 연속 낮아졌다. 지난해 고용률은 최근 6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제 장애인 고용인원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43명이었던 장애인 직원은 2024년 38명, 지난해 35명으로 2년 만에 8명 줄었다. 같은 기간 고용률도 0.4%p 하락하면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기존 채용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올해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며 고용률 개선에 나섰다. 올해 9월 말 기준 장애인 고용인원은 4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0명 증가했다. 다만 고용률은 여전히 2%에 미치지 못해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금감원이 금융권 전반의 장애인 고용 확대를 독려하는 감독기관이라는 점이다. 금감원은 지난 3월 금융권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에 참여한 데 이어 4월에는 은행·금융투자업계, 5월에는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 활성화 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이들 간담회에서는 금융회사별 장애인 채용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 발굴과 채용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회사들이 장애인 고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채용 경로를 다양화하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금감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장기간 법정 기준을 밑돌고 있어 정책을 독려하는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고용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채용 과정에서 가점을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채용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금융감독 업무의 전문성과 장애인 지원자 부족 등을 고용률 미달의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개채용 과정에서 장애인 지원자에게 가점을 부여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감독 업무 특성상 장애인 지원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올해는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10명을 추가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채용 경로를 확대하고 직무 발굴과 홍보를 강화해 장애인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채용 확대 노력을 이어가 의무고용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