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예산 승인권 국회 이관 등 4대 제도개선 요구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논란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종속된 현행 금융감독체계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금융정책의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는 21일 '범인은 정책에 종속된 금융감독체계'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은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금융소비자 피해와 감독 책임을 묻는 질의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현행 금융감독체계에서 금융위가 금감원의 지도·감독뿐 아니라 정원과 예산 승인권까지 행사하는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금융위가 추진하는 정책에 부작용이 있더라도 금감원이 기관 차원의 불이익을 우려해 독립적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감독규정 제·개정과 금융위 안건 상정 권한이 금감원에 없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위험이 발견되더라도 금감원이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 감독 책임은 금감원에 돌아오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노조는 “금융소비자 피해가 가시화될 경우 결국 사후적인 감독 책임을 금감원에 묻게 된다”며 “공공기관 지정 논의 또는 유보조건 부과 등 행정부의 통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과거 금융사고 역시 현행 감독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례로 제시했다. 노조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2013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 2020년 사모펀드 사태 등을 거론하며 금융산업 육성을 우선한 정책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이 2012년 7월 계열사 CP 판매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감독규정 개정을 금융위에 건의했지만 시행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관련 규정은 2013년 10월 시행됐으며 동양그룹 계열사들은 그보다 앞선 같은 해 9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폭락 사태와 2024년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도 제도개선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사례로 지목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감원은 CFD의 레버리지 위험을 인지하고 2019년부터 거래 제한과 투자요건 강화 등을 금융위에 건의했다. 티몬·위메프 사태에서도 경영지도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시정조치 근거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4대 요구사항도 제시했다. 금융위가 보유한 금감원 지도·감독 및 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로 이관하고 금감원장 임명 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금감원에 감독규정 제·개정 및 금융위 안건 상정 권한을 부여하고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 금감원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정책 실패와 금융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금감원이 실질적으로 독립성을 갖춘 금융감독기구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