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美·EU 수출 11배 껑충…中 집중도 낮추고 시장 다변화 성공

한국의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시화한 가운데 반도체와 대기업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다각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한류 열풍을 등에 업은 화장품과 식품, 의약품 등 K-소비재가 차세대 주력 수출군으로 급부상하며 사상 첫 연간 소비재 수출 500억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농수산식품, 화장품, 의약품, 생활용품, 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33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실적(456억 달러)의 73.6%를 불과 8개월 만에 채운 것으로, 올해 사상 첫 500억달러 돌파가 유력시된다.
품목별로는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1.2% 급증한 96억4000만달러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농수산식품(86억4000만달러·+7.0%), 의약품(80억4000만달러·+18.3%), 생활용품(56억5000만달러·+1.1%), 패션의류(16억달러·+10.4%) 품목도 일제히 성장했다. 특히 라면 수출액은 2020년 6억달러에서 올해(1~8월) 12억4000만달러로 치솟으며 K-푸드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 같은 K-소비재의 약진은 지난 10년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푸드(라면·조미김·간식류)·뷰티(기초·기타화장품)·바이오(면역물품·완제의약품) 7대 대표 품목의 수출액은 155억9000만달러로 10년 전인 2016년 동기(37억4000만달러) 대비 4.2배로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수출 증가폭(2.2배)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중소·중견기업이 수출 성장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올해 1~8월 기준 K-푸드와 K-뷰티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3.1%, 91.3%에 달했다.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 수출액은 2016년 1~8월 13억8000만달러에서 올해 61억8000만달러로 4.5배 뛰었으며, 기초화장품 수출 중소기업 수 역시 2016년 2808곳에서 지난해 6019곳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수출 저변을 탄탄히 다졌다.
소비재 시장의 다변화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다. 과거 중국·홍콩에 집중됐던 구조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 영토를 크게 넓혔다. 최근 10년간 7대 소비재의 중국·홍콩 수출이 1.2배 증가에 그친 반면 미국(2억3000만→27억4000만달러)과 유럽(4억9000만→53억6000만달러) 수출은 각각 11.9배, 11배 급증했다.
실제 K-뷰티는 2016년 74.2%에 달했던 중화권 비중이 올해는 미국·유럽·중화권 각 20% 안팎으로 고르게 재편됐고, K-푸드 핵심 3개 품목은 미국이 최대 수출국(조미김 40.4%, 간식류 28.1%, 라면 17.6%)으로 부상했다. K-바이오 역시 유럽 수출 비중이 10년 새 32.3%에서 57.1%로 확대됐다.
이시욱 대한상의 경제연구총괄은 “소비재 품목별 성장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지역과 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수천 개 중소·중견기업이 구축한 수출 기반을 지속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