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11월 고시 일정…재경부 “현재 계획 변경 없어”
거래유형·해외 자금분석 지속…전산·일선 집행 준비는 별도 과제

내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세 시점 유예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과세 시행 주체인 국세청이 수장 공백 속에 가격 고시 일정을 11월로 예정했다.
1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국제 거래정보 교환 일정과 연동해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 중이다. 15일 공개된 박 의원의 개정안은 국가 간 암호화자산 거래정보가 최초로 교환된 해의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과세하도록 했다.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따른 첫 정보교환이 2027년 이뤄지면 2029년부터 과세하는 구조다. 미국의 2029년 CARF 참여 일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기존 보유 코인의 취득가액 산정 기준일과 관련 규정의 적용 시점도 함께 조정한다.
같은 당 민병덕 의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과세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유예 필요성을 제기했다. 취득가액 확인과 해외 거래정보 확보 등 공정한 과세에 필요한 여건을 갖춘 뒤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송언석 의원이 가상자산소득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상훈 의원은 시행일을 2029년으로, 정성국 의원은 2030년으로 늦추는 법안을 각각 제시했다. 과세 폐지 여부와 유예 기간·조건에는 차이가 있지만, 내년 시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확산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현행법에 따른 시행 준비를 이어가는 중이다. 법 개정이 없다면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첫 신고·납부는 2028년 5월이다. 임광현 전 국세청장은 13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11월쯤에 과세 고시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임 전 청장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세청은 박해영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세제 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청장 교체에 따른 일정 변경 여부에 대해 "현재로써 계획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상당 기간 과세 쟁점을 검토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킹(예치) 보상의 처리 방식과 해외 거래소·탈중앙화거래소(DEX)로 이동하는 자금에 관한 분석자료 등을 살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것과 투자자별 취득가액·손익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검증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로 꼽힌다. 국세청의 과세 준비 상황을 접해 온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간부급의 이해도와 준비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선 조직과 전산시스템의 준비 수준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해를 하고 있어도 기술적으로 시스템이 완비되는 건 다른 문제"라며 "과세가 유예되더라도 시스템을 신속히 갖춰 납세자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