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발·테스트·수출' 한번에⋯K-방산, 민관 합동 '해외 시험평가장'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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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동·동유럽·동남아 등 복수 권역 검토…수출사업과 연계
靑 국가안보실 중심 국방부·방사청·각 군 등 범부처 논의
현지생산·기술이전·공동개발에 시험평가 시설까지 ‘패키지화’

정부가 K-방산의 새로운 수출 활로로 ‘해외 시험·평가 거점 패키지’ 구축을 본격 추진한다. 국내 시험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단순히 해외 부지를 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무기 수출과 현지생산, 기술이전, 공동개발에 시험평가 인프라까지 묶는 패키지형 수출 구상이다. 단순 부지 대여 차원을 넘어선 범정부 차원의 첫 대규모 복합 전략 추진이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각 군, 방산기업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협의체가 해외 시험평가 거점 확보를 위한 다각적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국가 안보와 수출, 현지생산, 기술이전이 맞물린 사안인 만큼 범정부 협의체가 구성돼 미국·중동 등 복수 권역을 겨냥한 해외 시험장 확보 방안을 긴밀히 조율 중이다.

정부가 유력 후보지로 검토 중인 곳은 미국, 중동, 동유럽, 동남아 등 복수 권역이다. 특정 국가 한 곳에 대형 시험장을 일괄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K-방산 수출이나 공동 개발, 현지 생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분산형 복수 거점’ 전략에 무게가 실린다. 수출 규모와 현지 생산 계획, 무기체계별 안전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역별 맞춤형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5월 21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 합동화력훈련’ 미디어데이에서 현대로템이 생산한 육군 K2 전차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구상의 핵심은 시험평가 시설을 K-방산 수출의 강력한 무기로 격상시키는 데 있다.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국가와 시험시설에 공동 투자해 공동으로 운영하고, 현지 군과 방산기업까지 활용 주체로 끌어안는 형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해외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 무기의 성능 시험부터 개량, 잠재 고객군 대상 실증 시연까지 일괄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민감한 업체별 독자 시험은 철저한 보안을 보장하는 한편, 공동 개발 사업에는 인프라를 공유하는 유연한 운영 방식도 함께 테이블에 올랐다.

이 같은 인프라 결합형 모델은 수입국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수출 협상의 지렛대를 넓히는 결정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구매국의 독자적인 방산 역량 구축까지 지원하는 ‘장기 파트너십형 협력 모델’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현지 시험 운용 과정에서 도출된 실시간 피드백을 신속하게 제품 개량에 반영하고, 이를 발판 삼아 후속 물량 수주나 연계 무기체계 확대로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된다.

한편 정부가 해외 시험 거점으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국내 시험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사일과 유도무기, 드론, 레이저 등 첨단 무기체계가 장거리·고성능화되면서 국내 시험시설 이용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반면, 대규모 비행 경로와 탄착 구역 등 충분한 물리적 안전 공간을 확보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신규 시험장 건립을 가로막는 주민 민원과 까다로운 지자체 인허가 절차 역시 국내 확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시험평가는 무기 개발의 화룡점정”이라며 “K-방산이 이만큼 성장했다면 거기에 부합하도록 국내 시험평가 시설도 현대화하고 강화해야 하고, 국내에서 감당할 수 없는 장거리 시험은 해외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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