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후 계약 합의해제, 채권자에 효력 없다" 대법 전합, 판례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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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법원의 압류 조치 이후 채무자와 거래 상대방이 사후적으로 계약을 합의해제 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당사자간의 계약 자유의 원칙을 우선시했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으로, 채권자 보호를 보다 강화한 것이다.

29일 오후 대법원 전원합의체(권영준 주심 대법관)는 채권자 A씨가 채무자 B사의 거래 상대방인 C사를 상대로 낸 추심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채권자인 원고 A씨는 채무자인 B사가 거래 상대방인 C사로부터 받기로 한 8억5000만 원의 사업 양도대금 중 3억5000만원을 가압류한 뒤 법원으로부터 채권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B사와 C사가 ‘사업 양수·도 계약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며 돈을 줄 수 없다고 버티자, A씨가 제3채권자인 C사를 상대로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 2심 재판부는 종전 판례에 따라 C사의 손을 들어줬다. B사와 C사가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오직 갚아야 할 채권을 소멸시키려는 목적만으로 양수·도 계약을 합의해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기존 판례를 뒤집고 “계약의 효력은 당사자 사이에만 미치는 것이 원칙이므로, 합의해제에 따른 계약 및 채권 소멸의 효력이 원고 A씨에게 당연히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법원의 압류 후 이루어진 B사와 C사의 합의해제로 촉발된 법적 위험은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제3채무자인 C사는 채권이 소멸했다는 사유를 들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법리에 따르더라도 제3채무자가 가압류채권자에게 합의해제로 대항할 수 있는 예외 사유가 존재할 수 있으나, 원심에서는 이러한 예외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 측은 “압류채권자의 이익을 압류재산에 대한 채무자의 처분의 자유보다 우선해 보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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