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산별교섭 첫 상시 단축⋯총액임금 3.0% 인상도 합의
내년 4월부터 은행 영업점 문이 오전 9시 30분에 열린다. 금융권 노사가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은행 영업시간 단축과 임금 3.0% 인상 등에 합의했다. 비상 상황이 아니라 노사 합의를 통해 상시 영업시간을 단축 합의에 이른 것은 처음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권 사용자 측은 이날 2026년 산별중앙교섭을 잠정 타결했다. 4월 13일 첫 교섭을 시작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잠정 합의안에는 △총액 임금 3.0% 인상 △오전 개점 기준 영업시간 30분 단축 △주 1시간 이내 ‘일·생활 균형 자율출근제’ 신설 △금요일 라스트콜(고객마감제도) 도입 및 보상 휴가 마련 △미스터리 쇼핑 제도 개선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 초등학교 6학년까지 확대 △초등 저학년 대상 근무시간 조정제도 연장 등이 포함됐다.
합의 내용에서 은행 영업시간 단축이 가장 주목받는다.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인 영업시간 가운데 개점 시간을 30분 늦춰 오전 9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폐점 시간은 기존과 동일한 오후 4시로 유지한다. 시행 시점은 내년 4월이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당시 방역을 위해 은행권이 한시적으로 영업시간을 줄인 적은 있지만, 비상 상황이 아닌 산별교섭을 통해 상시 영업시간 자체를 줄이기로 합의한 것은 처음이라는 취지다.
이번 개점시간 조정에는 오전 9시 영업 준비를 위해 직원들이 실제 영업 시작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해야 했던 점 등이 고려됐다.
노사는 총액임금 3.0% 인상에도 합의했다. 청년 신규 채용 등을 위해 사용자 측이 약 1000억원 안팎의 재원을 마련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겼다.
일·생활 균형을 위한 근무제도도 확대한다. 주당 1시간 범위에서 하루 최대 30분까지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는 ‘일·생활 균형 자율출근제’를 신설한다.
금요일에는 고객 업무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라스트콜(고객마감제도)’을 도입하고 이에 따른 보상휴가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이를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제 정착을 위한 보완책으로 보고 있다.
육아 관련 제도도 확대된다. 육아휴직 대상 자녀 연령을 초등학교 6학년까지 늘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직원의 근무시간 조정제도도 연장한다.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영업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미스터리 쇼핑 결과를 경영평가에서 제외하고 이를 이유로 임직원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도 명문화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수십 차례의 대표단·실무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끝에 이뤄졌다. 금융노조는 8월 28일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이어 9월 4일 총파업을 진행했으며 30일 2차 총파업을 앞두고 있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건국 이래 최초의 영업시간 30분 단축, 주 1시간 이내 출근시간을 늦출 수 있도록 합의했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29일 긴급 지부대표자회의를 열고 잠정합의안 세부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잠정합의가 이뤄지면서 30일로 예정됐던 2차 총파업도 취소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