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특별법 올해 안 제정·내년 1분기 시행 목표
맞춤형 농지지원 내년 정부안 2조2617억원…국회서 추가 증액 검토

농촌의 관행적 농지법 위반에 대한 처분을 유예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입법·예산 심사의 시험대에 오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투기와 무관한 위반을 구제할 법적 기준과 농지은행의 매입·관리 수요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이 후속 과제로 떠올랐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지 전수조사 추진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2월까지 농지 정상화·양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안 마련과 국회 의결을 추진한다. 내년 1분기 특별법 시행과 위반 유형별 세부 지침 마련에 이어 2분기에는 농촌 현실을 반영한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한다는 목표다.
농지 전수조사는 정부의 투기 근절 의지와 농민들의 재산권·경작권 보호 요구가 맞물린 핵심 농정 현안이다.
이 대통령은 24일 엑스(X)를 통해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저항과 반발 때문에 모든 정부가 회피했지만 저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농사를 짓다 고령으로 못 짓는 경우나 상속받은 농지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투기와 무관한 농지까지 강제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최근 당정이 제시한 후속 대책도 명백한 투기와 농촌의 관행적 위반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기 목적이 아닌 임대차·휴경 위반에는 자진 정비 기회를 주고, 직접 정비하기 어려우면 농지은행에 임대나 관리를 위탁해 처분의무 부과를 유예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특별법으로 새롭게 허용할 조치는 법 제정을 거쳐야 시행할 수 있다. 정상화 대상과 제외 기준, 신청·이행 절차, 농지은행에 대한 관리권 위탁, 임차인 보호 등을 법에 담는 과정이 남아 있다. 농지 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무엇을 신청하고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지 구체화해야 구제 방침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
다만 상속과 고령 등 일정한 사유에 따른 임대는 현행 농지법에서도 허용된다. 이번 특별법은 기존 제도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관행적 위반을 정상화할 근거를 추가로 마련하는 취지다.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를 모두 불법으로 보거나, 반대로 모든 위반이 자동으로 구제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입법과 함께 살펴야 할 것은 농지은행의 역할 확대에 필요한 예산이다. 정부는 소유자가 직접 경작하기 어렵거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농지도 농지은행에 관리를 맡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맹지·경사지 등은 필요에 따라 복구해 임대하거나 다른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대상이다. 농지를 받아 관리하는 일과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일이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정부가 마련한 내년 맞춤형 농지지원 예산안은 2조2617억원으로 올해 1조8077억원보다 4540억원 많다. 농지연금 예산안도 올해 2766억원보다 678억원 늘어난 3444억원이다. 당정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맞춤형 농지지원과 유휴농지 기능 복구, 농지연금 예산의 추가 증액도 검토하기로 했다.
관건은 예산 증가분이 실제 수요와 맞물리느냐다. 농지 매입에는 매입대금이, 방치된 농지의 활용에는 복구·관리 비용이 필요하다. 농지연금은 고령농의 노후소득을 지원하는 수단이다. 각 사업의 목적이 다른 만큼 전수조사 결과와 소유자의 매도·위탁 의향, 농지연금 신청 수요 등을 토대로 필요한 지원 규모를 따져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처분을 유예한다는 방침이 농업인들의 불안을 덜어주려면 누가 어떤 절차로 구제받을 수 있는지 분명해야 한다”며 “특별법으로 적용 기준을 구체화하고, 농지은행이 현장의 매입·위탁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원도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