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비세 25.3→40.3%·법인세 5% 배분…도의회 '4년간 도 세입 10조9000억 증가' 추산
경기도가 재정비상 해법을 2027년도 국비 확보와 세입구조 개편으로 동시에 넓혔다. 10개 주요 사업에 국비 6484억 원을 요청하는 한편,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일부의 광역지방정부 배분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기도의 취약한 재정을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재정 상황에 대한 설명 책임도 짚었다.
2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2026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도는 지방재정제도 개선과 2027년도 국비사업, 경기북부 개발, 반도체·광역교통 현안을 건의했다.

△ 지방소비세 25.3%→ 40.3%… 도의회 추산4년간 10조9000억 증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내놓은 세입개편의 핵심은 지방소비세다. 현행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단계적으로 40.3%까지, 15%포인트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7일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촉구 건의안'을 위원회안으로 의결했다. 건의안은 18일 본회의에서 재석 136명 전원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부가가치세의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40.3%까지 올리도록 지방세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건의안에 따르면 지방소비세율이 40.3%로 오를 경우 2027~2030년 4년간 경기도 세입은 약 10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세법 개정과 세율 인상을 전제로 한 계산이다.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정부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안도 다시 꺼냈다. 기업과 산업시설이 몰린 지역에서 산업단지와 도로·교통·주거 등 기반시설 비용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만큼, 법인세 일부는 광역지방정부에 돌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바꿔 소방인건비 재원으로 쓰자는 제안도 함께 올렸다.
추 지사는 인구와 복지·행정 수요는 늘어나는데 세입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취득세에 크게 기대는 구조를 문제로 들었다.
세율 조정과 국세 배분은 중앙정부와 국회가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는 사안이다. 이날 협의로 확정되지 않는다.
△ 국비 10개 사업 6484억 원…9일 '2446억'과 더하면 안 된다
당장 국회 예산심사를 겨냥한 요구액은 6484억원이다. 대상은 △노동감독관 인건비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징수활동 △도봉산~옥정 경기북부 광역철도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월곶~판교 복선전철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전국체전·전국장애인체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버스 준공영제 △누리과정 차액보육료 △의료·요양 돌봄 통합지원 등 10개 사업이다.
이 6484억 원은 9일 경기도가 국회에 요청한 2446억 원과 합칠 수 없는 금액이다.
추 지사는 9일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만나 정부안에 빠진 3개 사업 890억원을 새로 넣고, 7개 사업은 1556억원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합계 2446억원은 정부안에 더 얹어달라는 신규·증액 요구액이다.
이 제시한 6484억원은 10개 사업에 필요한 국비 지원 규모다. 셈의 기준이 다르다. 12일 만에 요구액이 4038억원 늘어난 것으로 읽으면 두 숫자의 성격을 혼동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요구는 또 별도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은 도내 60개 지역위원회가 준비한 국비 건의사업 100건을 김민석 대표에게 전달했다. 경기도의 10개 사업과는 다른 묶음이다. 100건의 합계 요구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 철도망 100조·반도체 전력·북부 규제…중장기 요구도 한 테이블
한 해 예산으로 금액을 못 박기 어려운 요구도 함께 올라왔다.
철도에서는 GTX-B·C 노선의 적기 개통과 GTX-A·B·C 연장사업의 국비 부담을 건의했다. 경기남부광역철도 등도 건의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담기 위해 신규사업 규모를 100조원 이상으로 늘려달라고도 했다. 경기도에 100조원을 달라는 뜻이 아니라, 국가철도망 계획 전체의 신규사업 규모를 키워달라는 요구다.
반도체에서는 용인·평택을 중심으로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충과 지역 상생사업 지원, 국가전략사업을 포함한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국비 확대를 요청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용인과 평택의 반도체 팹 건설을 앞당기고 전력·용수·교통 인프라 투자가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당에서도 필요한 지원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경기북부에서는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을 위한 장기임대 특례 신설 등 미군공여구역법 개정과 반환공여구역 안 도로·공원 토지매입비의 국비 확대를 건의했다. 접경지역 가운데 인구감소지역의 부담금 면제, 330만㎡ 미만 공공주택지구 조성 권한의 지방 이양,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확대 대상에 수도권을 포함하는 방안도 요청했다.
서 위원장은 "경기북부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꾸려 중첩규제 해소와 미래산업 육성, 교통망 확충을 구체적인 정책과제로 만들어 중앙당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언급한 접경지역 지원 958억원은 이날 새로 확보된 돈이 아니다. 한 원내대표는 정부가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958억원으로 편성했다며 민주당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반영된 금액으로, 국회 심사가 남아 있다.
△ 도의회도 가세…남종섭, 재정분권·지방의회법 요청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취득세 감소와 의무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민생을 지키는 일과 미래 투자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의 자구 노력만으로 풀기 어려운 과제가 있는 만큼 중앙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 의장은 "당과 국회의 전폭적인 국비 지원과 아울러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 재정 분권에 대한 문제도 함께 살펴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에서는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함께 보통교부세 산정기준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주한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과 수도권 광역철도 확충, 철도지하화 등 경기도 주요 현안의 국비 확보 과제도 함께 다뤄졌다.
남 의장은 지방재정 문제와 별도로 지방의회의 독립성 강화도 요청했다. 그는 "건강한 지방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조직과 예산, 인력 운영의 자율성을 갖춘 독립된 대의기관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법' 제정에도 힘을 모아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방의회법 제정은 경기도의회가 앞서 건의안을 통해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그는 "경기도의회도 재정 상황과 민생 현안을 꼼꼼히 살피고, 경기도와 국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들에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 김민석 '취약재정 해소'…'설명의무'도 강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기여와 부담에 비해 세입 기반이 상응하지 못한 데서 오는 경기도의 취약재정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 지사가 이끄는 경기도가 정책과 인사, 소통 등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마무리발언에서는 당이 경기도 재정 문제를 다룰 방향을 정리했다. 경기도가 제기한 내용에는 경기도 고유의 특별한 재정 상황과 지방재정 일반의 문제의식이 함께 담겨 있다며 "분리할 것은 분리해서 당 차원에서 함께 의논하면서 방향을 찾아 가겠다"고 했다.
이어진 예산정책협의회에서는 설명 책임을 짚었다. 김 대표는 경기도의 구조적 재정 상황을 당과 함께 설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게 꽤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도와 당 모두 상황에 대한 이해와 설명 의무가 잘 정리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재정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방재정의 세입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10개 사업 6484억원은 국회의 202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지방소비세율 40.3%와 법인세 5% 배분은 관련 법·제도 개정 과정에서 반영 여부가 가려진다. 남 의장이 요청한 지방의회법 역시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