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우회청구 정황도⋯제도 보완 필요성 커져

정부가 과잉진료 우려가 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가격과 횟수 제한에 나선 이후 도수치료 실손보험 청구가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신장분사 치료 등 다른 비급여 치료 청구는 크게 늘면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5개 실손보험사에서 취합한 근골격계 치료 청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도수치료 청구 건수는 4만5735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55만5204건)과 비교해 92%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도수치료 청구 금액은 481억400만원에서 19억3400만원으로 96% 줄었다. 건당 평균 청구액도 8만6643원에서 4만2281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다른 근골격계 비급여 치료에서는 청구가 빠르게 늘었다. 대표적으로 신장분사 치료 청구 건수는 지난해 8월 14만2924건에서 1년 새 21만8074건으로 53% 증가했다.
청구 금액 증가 폭은 더 컸다. 같은 기간 45억5300만원에서 144억6500만원으로 218% 늘었다. 건당 평균 청구액도 3만1885원에서 6만633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신장분사 치료는 통증이 있는 근육 부위에 극저온의 액체 또는 기체를 분사해 빠르게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냉각 치료로도 불린다.
신장분사 치료뿐 아니라 증식치료, 무통증신호요법, 핌스(FIMS·기능적 근육 내 자극치료) 등을 포함한 이학요법료 전체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 지난달 실손보험 청구액은 292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208억4100만원보다 41% 늘었다.
의료계에서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편입된 뒤 다른 비급여 치료와 도수치료를 함께 시행하면서 보험금은 비급여 항목으로 청구하는 이른바 ‘혼합진료’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장분사 치료를 처방한 뒤 실제 진료에서는 도수치료를 함께 시행하고 실손보험금은 신장분사 치료 명목으로 청구하는 식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관리급여로 지정된 도수치료를 처방받기 위한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의료기관은 도수치료 가격이 낮아지면서 다른 비급여 항목을 함께 활용하려는 유인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리급여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정감사 이슈 보고서에서 보건복지부가 혼합진료 제한과 비급여 목록 퇴출 등 과잉진료 대책을 논의하고도 실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관리급여 도입이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헌법재판소에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관리급여 제도가 의료인의 진료 자율성과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