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이전 인도·현지 산업협력 등 평가
K-방산, K9·K2 이어 유럽 영토 확장 노려

한국형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가 스위스의 차세대 장거리 지상 기반 방공체계 도입 사업의 최종 후보군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K-방산이 이번에는 유럽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고난도 방공체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차세대 장거리 지상 기반 방공체계 도입 사업은 한국의 L-SAM과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사 ‘유로샘’의 SAMP/T NG 간 경쟁 구도로 압축됐다.
스위스 측은 18일까지 후보 기종에 대한 분석 자료를 보고받은 뒤 향후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업 규모는 17억∼43억 스위스프랑으로 거론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는 2030년 이전 체계 인도 가능 여부다. 현지 생산과 산업협력 등 현지화 수준도 주요 평가 기준으로 꼽힌다.
L-SAM은 2027∼2028년 국내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스위스가 요구하는 납기 조건에 대응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방산업계가 최근 유럽 내 생산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유럽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을 추진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L-SAM의 주요 경쟁력으로는 40~60㎞급의 탄도미사일 요격고도가 꼽힌다. 스위스가 도입을 추진 중인 패트리엇과 이미 계약한 IRIS-T SLM에 L-SAM급 상층 방어체계가 추가될 경우, IRIS-T SLM보다 높은 고도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다층 방공망을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쟁 상대인 SAMP/T NG 역시 만만치 않다. SAMP/T NG는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공동 개발한 유럽의 대표적인 장거리 지상 기반 방공체계다. 유럽 내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지리적 접근성과 유럽 국가 간 방산협력 측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SAM이 최종 선정될 경우 국내 방산업계의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사업을 수주하면 K-방산의 유럽 진출 영역이 K9 자주포와 K2 전차 등 기갑·포병 분야에서 방공체계와 정밀유도무기, 레이더 등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로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유럽 업체들이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방공 시장에서 한국산 중·장거리 체계가 실제 채택되는 첫 사례가 만들어질 경우 향후 L-SAM은 물론 천궁-II 등 국산 방공체계의 추가 유럽 및 글로벌 수출에도 긍정적인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주 여부와 별개로 한국이 독자 개발한 장거리 방공체계가 유럽 자체 개발 체계와 최종 후보군에서 경쟁한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주요 실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 방공 시장은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과 공급망이 강한 분야여서 한국 업체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라며 “최종 후보로 경쟁한다는 것만으로도 국산 방공체계의 기술력과 수출 경쟁력을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