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로 지방간 치료를?…적응증 확장 시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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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 대사이상지방간염 환자에 사용 지침 제시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 시장에서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의료계에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사용하는 논의가 한창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위고비를 지난해 8월 중등도에서 진행성 간 섬유증(F2~F3기)을 가진 성인 환자의 비간경변성 MASH 치료제로 가속승인했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도 각각 7월과 9월 위고비의 MASH 적응증을 승인했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돼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간섬유화가 동반되면서 간경변 및 간암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간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지목됐으며, 2024년 3월 FDA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를 MASH 치료제로 첫 승인한 바 있다. 다만 레즈디프라의 한국 도입은 명확한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위고비는 임상 3상 ESSENCE 연구 1부 결과를 통해 MASH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중등도~중증 MASH 환자 1200명을 2대 1 비율로 나눠 위고비 2.4mg 또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치료 72주차에 위고비 투약군의 36.8%는 지방간염 악화 없이 간 섬유화 개선을 보인 반면, 위약군은 22.4%에 그쳤다. 간 섬유화 악화 없이 지방간염 해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 또한 위고비 투약군(62.9%)이 위약군(34.3%)보다 높았다. 2부 결과는 2029년 도출될 예정이다.

이에 최근 국내 학계에서는 위고비를 활용한 치료 지침을 논의하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15일 ‘대사이상지방간염 약물치료 전문가 합의 의견: Semaglutide를 중심으로’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취합했다. 학회가 제정한 전문가 합의 의견에 따르면 위고비 처방 대상이 되는 환자는 간경변증이 없고, 2~3단계 간섬유화를 동반한 MASH 환자다. 치료 전 MASH 진단 및 섬유화 단계를 확인하고, 심장대사 위험, 음주력, 다른 만성 간질환 여부 등을 평가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합의했다.

학회가 논의한 위고비 활용 MASH 치료는 ESSENCE 연구 결과에 근거해 0.25mg 투약으로 시작한다. 4주 간격으로 용량을 0.5mg, 1.0mg, 1.7mg까지 서서히 증가한 뒤, 2.4mg을 주 1회 사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체중이나 혈당이 충분히 감소했다고 2.4mg이 아닌 용량을 MASH 치료의 유지 용량으로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이는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이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이긴 해도, 간섬유화 개선을 대신하는 지표는 아니어서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 있다. (뉴시스)

올해 7월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고비를 대사 이상 지방간염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접수해 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위고비가 국내 식약처로부터 획득한 공식 적응증은 비만 및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등이다. 당초 성인 비만 환자를 주력 타깃으로 승인됐으나, 이후 유의미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응증 범위를 12세 이상 청소년으로까지 확대하며 처방 저변을 꾸준히 넓혀왔다.

일라이릴리의 3중 작용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위고비는 적응증 다변화와 경쟁 제품 대비 장점 부각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1월 노보노디스크는 ‘위고피필’, 릴리는 ‘파운다요’ 등 주사제 대비 투약 편의성을 높인 알약 제형을 미국에 출시했으나, 경쟁 판도에 두드러지는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라이릴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29억7000만달러로,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가 99억4000만달러(약 13조4498억원), 젭바운드(한국 제품명 마운자로)가 49억3000만달러(약 6조67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노보 노디스크의 2분기 매출은 121억3000만달러(약 16조4106억원)로,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48억5000만달러(약 6조5615억원), 위고비 매출은 30억1000만달러(약 4조722억원)를 기록해 일라이릴리의 실적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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