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편성 놓고 '추경 보완' 대 '미생 예산'…채무비율 12.86% 제시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난의 원인을 민선 8기 확장재정에서 찾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13일 만에 공개 반박했다. 민생·필수사업의 9개월 편성과 지방채·기금 활용을 둘러싼 전·현직 지사의 설명이 정면으로 엇갈렸다.
1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추 지사가 2일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재정관리가 필요했던 시기에 확장재정을 한 게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한 답변이다.

김 전 지사는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재정 운영에 어려움은 늘 있는 법이지만 지금이 재정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민선 8기의 지방채 발행과 기금 차입을 당시 정부의 긴축재정과 세수 결손 속에서 민생과 미래투자를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설명했다. 지역화폐와 연구개발(R&D) 등 국비가 줄어든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축소했다면 그 부담이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라고 했다.
핵심 쟁점은 본예산에 9개월분만 반영된 민생사업이다.
김 전 지사는 "일부 민생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한 것도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의 판단은 달랐다. 그는 8월 5일 재정 비상상황을 선포하며 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을 활용하고도 노인장기요양과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주요 사업의 마지막 3개월분을 편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미완의 미생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경기도가 8월 19일 도의회에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지방세 세수결손 3000억 원과 기존 세출 5465억 원 감액이 반영됐다. 도는 감액으로 확보한 재원을 토대로 본예산에 담지 못한 민생사업에 2464억 원을 편성했다. 노인 장기요양 시설·재가급여 1234억 원과 도교육청 학교 급식비 지원 584억 원 등이 포함됐다.
추경을 통한 보완은 이뤄졌지만 재원은 추가 세입이 아니라 기존 사업을 덜어내 마련됐다.
재정위기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갈린다.
김 전 지사는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 12.86%를 제시하며 "증가 폭만으로 재정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금과 회계 간 차입은 제도적으로 마련된 재정운용 방식이며 지방채도 정해진 한도 안에서 도의회 의결을 거쳐 발행했다는 점도 짚었다.
예산 대비 채무 비율 25% 초과는 행정안전부가 재정주의단체 지정 여부를 판단하는 6개 지표 가운데 하나다. 경기도는 현재 재정주의단체나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돼 있지 않다.
추 지사와 경기도는 법정관리 단계와 별개로 채무 증가 속도와 남은 재정 여력을 근거로 든다. 도는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발행 한도 9460억원의 99.6%인 지방채 9430억원을 발행했고, 각종 기금 5588억원을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 등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도 재정위기 극복전략 태스크포스(TF)는 통합재정수지가 2022년부터 매년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세수구조 진단에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지사는 취득세가 2021년 약 11조원에서 4년간 28% 감소했고,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55.5% 늘었다고 밝혔다. 경기도도 취득세가 2022년 약 11조원에서 올해 8조원 수준으로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양측 모두 취득세 의존 구조와 국고보조 부담을 재정 압박 요인으로 꼽았다.
김 전 지사의 게시글에 대한 직접 답변은 아니지만, 경기도는 14일 '도지사 사퇴 청원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2026년 민생필수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별도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10월부터 학교급식과 노인장기요양 등 상당수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민선 9기 도정이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제개편 등 근본적인 해법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촉구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글을 맺었다.
경기도의 제2회 추경안은 18일 도의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