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요구 800억→300억~400억에도 평행선… 보훈수당 지급 차질 우려
경기도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도의회에 제출된 지 한 달 반이 넘도록 처리되지 못하면서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까지 뒤로 밀렸다.
도의회는 감액된 민생예산 복원 요구를 800억원대에서 300억~400억원까지 낮췄지만 집행부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본예산에 9개월분만 편성된 일부 민생사업은 10월부터 재원이 비었고, 전액 도비로 주는 국가유공자 보훈수당은 15일 지급일까지 추경 처리 여부에 묶였다.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이날 홍은광 대변인 명의로 출입기자단에 공지를 보내 "현재 추가경정예산이 처리되지 못한 엄중한 상황에서 모든 역량을 추경안 처리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7일 오전 10시30분 예정했던 추 지사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를 추경안 처리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새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 도는 "기자회견 일정이 잡히는 대로 즉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도는 9월 30일 이 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청 25층 단원홀에서 100일간의 도정 추진 소회와 민선9기 중점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할 계획이었다. 민선9기의 핵심 가치와 도정 방향을 담은 새 도정 상징 이미지(BI)도 처음 공개하고, 전 과정을 유튜브와 공식 누리집으로 생중계할 예정이었다. 발표 닷새 만에 일정이 연기됐다.

도가 8월 19일 도의회에 낸 제2회 추경안은 42조2420억원 규모다. 1회 추경보다 5621억원 늘었는데, 국고보조금과 세외수입 증가분이 반영됐다.
도는 취득세 등 지방세 수입 전망을 3000억원 낮춰 잡고 기존 1300여개 사업에서 5465억원을 줄였다. 줄인 재원은 노인장기요양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학교급식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등 본예산에 충분히 담지 못한 민생사업으로 돌렸다.
도의회는 9월 1일부터 열린 제393회 임시회에서 추경안을 심사했지만, 18일 마지막 본회의에 추경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감액된 민생예산 복원과 미편성 사업 재반영 범위를 놓고 도와 의회의 판단이 갈렸다.
회기를 20일까지 이틀 연장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추경은 별도 임시회에서 다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도의회의 복원 요구액은 협상 때마다 줄었다. 첫 요구는 약 800억원이었다. 도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500억원대로 낮췄고, 9월 23일에는 320억원대 수정안을 전달했다.
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다시 마련한 조정안은 300억~400억원 수준이다. 조정안에는 산후조리비,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경기 살리기 통큰세일, 농수산물 할인쿠폰, 무인교통단속장비 운영, 어린이집 종사자 처우개선 등이 담겼다. 산후조리비는 도가 9월 9일 사업 종료를 발표해 9월 30일까지만 신청을 받았다.
안광률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예결위 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집행부에 요구했지만 "상당수 민생예산에 대해 사실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왔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추가 증액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추경 지연은 집행 현장으로 번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급여와 경기도형 긴급복지,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돌봄, 아동 그룹홈 인건비 등은 본예산에 9개월분만 편성돼 10월부터 재원이 비었다.
가장 가까운 시한은 보훈수당이다. 도는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국가유공자 5670명에게 매달 15일 생활보조 보훈수당 10만원을 지급한다. 10~12월분은 본예산에 없어 이번 추경안에 17억여원이 담겼다.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5·18민주유공자 약 100명에게 매달 25일 주는 생활지원 보훈수당 2.4개월분 2400만원도 추경에 묶였다.
도 관계자는 "시·군과 사업비를 분담하는 노인장기요양급여 등은 시·군비로 우선 충당할 수 있지만 전액 도비로 지원하는 보훈수당은 제때 지급을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추경을 처리할 정규 회기도 당장은 없다. 경기도의회 연간 일정상 다음 회기는 11월 3일부터 12월 17일까지 45일간 열리는 제394회 정례회다. 이 기간에는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본예산 심의가 예정돼 있다. 11월 정례회 전에 2회 추경을 처리하려면 도와 의회가 쟁점 사업에 먼저 합의한 뒤 별도의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야 한다.
경기도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추경안 처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필수 민생사업과 주요 도정 현안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추 지사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는 추경안 처리 이후 다시 잡힐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