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도입시 비용전가 등 부작용 우려

중소벤처기업부는 공공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최대 2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상생배달앱 정책을 추진한다. 하지만 배달 인프라와 입점 업체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까진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공공배달앱을 육성하는 것과 별개로, 대형 배달앱에 대한 규제 필요성에 힘을 실리는 이유다. 다만 규제 도입 시 소상공인이나 소비자에 비용이 전가되는 등 부작용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란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엔 김남근·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달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이 계류돼 있다. 김 의원의 법안엔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부당한 수수료 전가를 금지하고, 위반 시 매출앱의 최대 10%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강일 의원의 법안은 중개 결제 수수료와 광고비 총액을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해 배달비의 상·하한을 설정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배달비·중개·결제수수료·광고비 합계가 주문 매출액의 15%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배달앱이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에 상한을 두거나 영세·중소 사업자에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여당은 수수료 규제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최근 개최한 ‘모두가 선택하는 공공배달앱 정책토론회’에서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배달앱 시장이 일부 대형 민간 플랫폼 중심으로 굳어져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부담은 현장에 고스란히 쌓인다”고 짚었다. 현재 중개수수료는 매출 구간에 따라 2~7.8%로 차등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결제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까지 더하면 체감 부담은 훨씬 크다. 이소영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2만원짜리 주문에서 6000원 상당을 각종 명목으로 배달앱에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에서 비용을 내면 본인 인건비조차 가져가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존재하는 게 현실"이라며 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플랫폼 업계는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면 소비자 배달비가 오르거나 무료배달 혜택이 축소되고, 결과적으로 주문 감소와 소상공인 매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개수수료를 낮춘 뒤 광고비나 배달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비용이 이전되면 소상공인의 실질 부담은 사실상 그대로다.
박경민 연세대 교수(한국중소기업학회장)는 배달앱 중개수수료에 일률적인 상한을 두는 것만으로는 소상공인의 실제 부담을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수수료를 규제하면 수수료는 낮출지 모르지만 다른 것으로 다 갈 수 있다”며 “광고비와 마케팅 비용 등 점주가 플랫폼에 실제 지출하는 비용을 합친 ‘통합 부담률’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개수수료만 낮아지고 광고비 등 다른 항목이 오르는 ‘풍선효과’를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박 교수는 플랫폼의 ‘테이크레이트(take rate)’ 개념으로 설명했다. 중개수수료만 따로 제한하기보다 광고비·마케팅비 등 플랫폼에 지급하는 전체 비용을 함께 살펴야 실제 점주 부담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총수수료 상한을 도입해 부담률을 낮추더라도 플랫폼 업계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비용 항목을 만들거나 소상공인이 아닌 소비자에 부담을 전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교수는 "법과 처벌 중심의 직접 규제보다 점주·소비자·라이더 등 이해관계자와의 상생 수준을 평가하고 공개해 시장의 압력을 만드는 방식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