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피해지에 커피나무 심어 자립 지원
‘반려나무’ 입양 수익금 다시 숲 조성에 투입
소비·펀딩 연결해 누구나 참여하는 CSR 구현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나무를 심은 사람이 되고 작은 화분 하나를 들인 소비자가 숲을 만드는 후원자가 된다. 트리플래닛이 CSR 필름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사회공헌의 방식이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기부하고 수혜자가 도움을 받는 전통적인 사회공헌과 달리 소비와 크라우드펀딩 같은 일상의 행동을 환경 문제 해결에 연결했다. 시민 한 사람의 작은 참여를 모아 실제 숲으로 만드는 ‘참여형 CSR’이다.
트리플래닛은 2012년 제1회 CSR 필름 페스티벌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7년과 2018년, 2020년까지 총 네 차례 수상했다. 2017년에는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상 글로벌 사회혁신 부문을 받았고 2018년에는 ‘올해의 필름상’에 이름을 올렸다. CSR 필름 페스티벌 공식 수상 기록에서도 이 같은 수상 이력이 확인된다.
수상작을 따라가면 트리플래닛의 사회공헌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도 읽힌다. 숲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재난지역의 자립을 돕고 시민이 직접 환경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한 뒤 일상의 소비까지 산림 조성과 연결했다. 나무 한 그루를 매개로 환경과 지역사회, 소비자를 하나의 구조 안에 묶은 것이다.
2017년 수상작은 인스파이어디와 함께한 ‘크라우드 펀딩으로 심은 커피 나무. 네팔에 희망을 심다’였다. 출발점은 2015년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네팔 산간마을이었다. 트리플래닛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이곳에 커피나무 농장을 조성했다.
목표는 단순한 산림 복구가 아니었다. 커피나무를 심어 산사태를 막는 동시에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었다. 펀딩에 참여한 사람에게는 농장에서 생산한 커피가 돌아갔다. 자연에는 회복의 기회를, 네팔 농민에게는 지속가능한 생업을, 참여자에게는 자신이 직접 커피나무를 심은 농장주가 됐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였다.
이는 기부자와 수혜자를 구분하던 기존 사회공헌에서 한발 더 나아간 모델이었다. 시민은 돈을 내는 후원자에 머무르지 않고 숲을 만드는 프로젝트의 참여자가 됐다. CSR 필름 페스티벌은 2017년 이 프로젝트를 글로벌 사회혁신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듬해에는 참여의 문턱을 더 낮췄다. 2018년 수상작 ‘반려나무를 입양하면, 숲이 필요한 곳에 나무가 심깁니다’는 집에서 키우는 작은 나무와 실제 숲을 연결했다. 시민이 아기 반려나무 한 그루를 입양하면 그 수익금을 활용해 숲이 필요한 지역에 또 다른 나무를 심는 방식이다.
핵심은 ‘나무를 심으러 가지 않아도 숲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있었다. 소비자가 집에서 나무를 키우는 경험을 통해 자연환경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그 소비가 다시 실제 산림 조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처럼 나무 역시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도 담았다. 이 작품은 2018년 CSR 필름 페스티벌 ‘올해의 필름상’을 받았다.
2020년 수상작 ‘메이크 유어 팜(Make your farm), 모두가 행복한 커피나무숲’에서는 이 구조가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지구온난화와 지진으로 황폐해진 땅에 커피나무와 과일나무를 함께 심고 숲에 찾아오는 동식물을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스페셜티 원두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당시 출품 자료에 따르면 이 숲에서 생산된 스페셜티 커피는 일상에서 매월 1t(톤)씩 소비됐다. 커피 판매로 발생한 수익 일부는 다시 현지 마을로 돌아갔다. 학교와 커피가공센터, 친환경 에너지 생산시설을 건립하고 커피나무와 그늘목을 추가로 심는 데 사용됐다. 한 번 나무를 심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숲 조성→커피 생산→소비→수익 환원→지역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2017년 네팔 커피나무 농장에서 시작된 실험이 2020년에는 보다 구체적인 지속가능 사업모델로 발전한 셈이다. 산림 복원과 농가 소득을 동시에 해결하고 소비자가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다시 숲과 지역사회에 연결했다.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으로 나무 심은 사람이 되어달라’는 당시 출품작의 메시지도 이러한 구조를 압축한다.
네 차례의 수상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키워드는 ‘참여’다. 2017년에는 크라우드펀딩 참여자를 네팔의 커피 농장과 연결했고 2018년에는 반려나무를 통해 시민의 일상으로 숲을 가져왔다. 2020년에는 커피 소비가 다시 나무와 지역사회에 투자되는 구조까지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