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LLM 연구자 전 세계 1000명 미만
CEO까지 직접 나서 후보별 영입 작전
비공개 채널 열어 취향·경력 정밀 분석
희소 인재 확보에 기업 역량 총동원

AI 인재 모시기가 ‘쩐의 전쟁’을 넘어 ‘구애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막대한 연봉과 인센티브만으로는 인재를 영입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이 ‘인재별 맞춤형 채용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9일 미국 테크업계 특화 연봉정보 플랫폼 레벨스닷파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AI 엔지니어의 총보상은 같은 직급의 일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보다 신입은 6.2%, 일반급은 11.9%, 선임급은 14.2%, 수석급은 18.7% 많았다. 경력이 쌓일수록 AI 전문성에 따른 보상 격차가 커진 셈이다. 이에 AI 인재를 선점하려는 기업들은 단순한 몸값 경쟁에서 벗어나 정성과 진정성을 앞세운 세밀한 전략을 펼치는 추세다.
AI 코딩업체 커서(Cursor)의 인사책임자인 매트 워드는 최근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간 펼쳤던 인재 영입 작전을 소개했다. 이 업체는 6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 인수된 스타트업이다.
커서는 일단 영입 대상 인재가 제의를 수락할 때까지 매일 전략 회의를 열고 식사·미팅·접촉 방식 등을 조직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핵심 인재를 영입할 때는 업무용 메신저 슬랙의 비공개 채널까지 만든다. 비공개로 핵심 인재에 직접 접촉하고 식사나 만남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려는 전략이다.
한 영입 대상 인재가 공연 예술 분야에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뉴욕의 전문 악기점에서 진귀한 기타를 어렵게 공수해 깜짝 선물로 준비하는 등 개인적 관심사를 활용한 전략을 동원하기도 했다. 선물 자체는 특별히 비싼 것은 아니었다. 워드는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정성과 따뜻한 마음, 그리고 특별함”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거대언어모델(LLM)을 설계하고 학습시킬 수 있는 인력 풀은 극도로 좁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분야의 최상위 연구자가 전 세계에 1000명도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커서의 인재 채용 전략은 AI 붐의 새로운 현실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최상위 AI 인재는 여러 회사에서 거액 제안을 동시에 받기 때문에 돈뿐 아니라 회사의 비전·동료와의 유대감, 자신이 특별히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이 인재 확보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변화는 실리콘밸리의 주요 기업의 채용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채용 전쟁에 뛰어드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커서는 초기 직원 10명을 채용할 당시에는 영입 제안을 거절한 인재들을 설득하기 위해 마이클 드루엘 CEO가 직접 해외까지 찾아가는 등 ‘파격적인 채용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크 첸 오픈AI 최고연구책임자(CRO)는 지난해 12월 한 팟캐스트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오픈AI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펼친 전략을 소개했다. 저커버그는 핵심 임원들과 ‘리크루팅 파티’라는 비공개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영입 대상별 접근법을 논의하고 연구자들을 자택 만찬에 초대해 회사의 비전을 직접 설명했다. 일부 영입 대상자에게는 수프를 직접 요리해 전달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첸 CRO는 오픈AI도 맞대응 차원에서 메타로부터 데려오고 싶은 인재들에게 고급 한식당의 수프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