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에서 면역질환으로…난치병 겨냥 CAR-T 개발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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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혈액암 치료제 시장에 ‘원샷’ 신약으로 등장한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의 적응증이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으로 확장된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자가면역 및 신경질환을 겨냥한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서다. 다만 부작용과 안전성 문제를 해소한 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CAR-T 치료제는 주로 거대 B세포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치료 단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는 CAR-T가 체내 정상 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비정상적인 B세포를 표적해 제거할 수 있다는 작용 기전에 근거해 자가면역질환 및 신경질환으로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최초로 ‘킴리아’ 상용화를 달성하며 시장을 선점한 노바티스는 차세대 CAR-T 후보물질인 ‘랩캡타진 오토류셀(rap-cel·YTB323)’을 내세워 자가면역질환과 신경질환 대상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AR-T 최초로 다발골수종 적응증을 허가받은 ‘아베크마’(성분명 아데캅타진 비클류셀)를 개발한 BMS 역시 자사의 신규 CAR-T 후보물질 ‘졸라캡타진 오토류셀(zola-cel·BMS-986353)’을 앞세워 자가면역질환 분야 임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다만 자가면역질환 대상 임상시험은 아직 1~2상 등으로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부작용 및 환자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임상 속행에 차질도 발생해, 개발 완료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랩캡타진 오토류셀 임상시험에서 3명의 환자가 사망해 2상 및 1/2상 8건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BMS 또한 최근 졸라캡타진 오토류셀 관련 염증성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환자 모집을 자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추출한 뒤, 특정 암세포나 질환 유발 세포의 표면 항원을 정확하게 추적하고 파괴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재조합해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맞춤형 세포치료제다. 단 1회 투여만으로도 기존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혈액암 환자들에게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는 원샷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현재 FDA의 승인을 획득한 CAR-T 치료제로는 노바티스의 킴리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와 ‘테카투스’, BMS의 ‘브레얀지’와 아베크마, 얀센의 ‘카빅티’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CAR-T 시장은 과포화 상태에 다가서며 혈액암 이외의 적응증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대조적이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CAR-T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 관련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유일하다. 킴리아 이외에도 얀센의 카빅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 국내 기업인 큐로셀이 개발한 ‘림카토’(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지만,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되는 선택지는 킴리아 뿐이다. CAR-T 치료제는 제조와 투약 과정이 복잡한 만큼 투약 비용이 수십 억원으로 책정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환자들이 사용하기 어렵다.

큐로셀이 림카토의 건강보험 급여화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CAR-T 치료제 시장의 독점 지형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보인다. 앞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6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큐로셀의 림카토주(안발캅타젠오토류셀)에 대해 급여기준을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대상 적응증은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의 치료다. 림카토는 5월 제5차 암질심에서는 급여기준 미설정 결정을 받았지만, 재심의 끝에 급여기준 설정을 받아냈다. 최종 급여 여부와 기준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을 거쳐 결정된다.

난치성 질환 치료의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AR-T 치료제 시장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CAR-T 치료제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37억4000만달러(5조317억원)로 집계됐으며, 연평균 39.6% 증가해 2029년에는 290억달러(39조166억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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