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공익제보는 보호, 판단은 확인된 사실로"…직원 보호·재발방지 요구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다. 공연 실적을 부풀리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구매 과정에 위법이 있었는지다.
6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잇따른 제보와 의혹으로 조직의 대외 신뢰가 훼손되고 직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경영진과 경기도에 사실 확인과 후속 대책을 요구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자체 공연 티켓 구매다.
7월 3~4일 열린 경기도무용단 '귀귀내력' 공연에서 장당 2만~4만원인 일반 유료티켓 600장의 권종이 '문화복지'로 변경돼 장당 1000원에 결제됐다. 문화복지 권종은 문화소외계층과 국가유공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일반 티켓보다 대폭 할인해 판매하는 티켓이다.
3일 공연분 450장만 놓고 보면 정상가 기준 1320만원 상당이 45만원에 결제됐다.
그렇게 확보된 티켓 600장은 공연 현장에서 한 장도 쓰이지 않았다.
수원팔달경찰서는 구매 과정과 관련해 경기아트센터 임직원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 성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경기도무용단 공연계획서와 공연결과보고서, 결제내역, 티켓매니저 계정 접속 및 가격·권종 변경 관련 자료를 센터 측에 요청했다.
위법 여부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센터 관계자들을 상대로 혐의 여부를 살펴본 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입건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리·감독기관인 경기도도 구매 절차의 적절성을 확인하는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 착수는 7월22일로, 한 달 반이 지난 현재까지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적 부풀리기'도 현재로서는 제기된 의혹이다.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은 앞선 언론 취재에서 유료공연 객석을 비워두기보다 문화복지 권종으로 전환해 문화소외계층을 초청하는 것이 공익에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적을 부풀리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치가 공연 직전에 이뤄져 티켓을 실제 도민에게 배포하지는 못했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꺼낸 기준은 '제보'와 '확인된 사실'을 나누자는 것이다.
노조는 공익제보가 조직의 부조리를 바로잡는 장치이며 정당한 제보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 먼저 세웠다. 그러면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내부자료가 언론과 익명창구, 수사기관으로 흘러가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의혹이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는 상황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책임을 묻는 데에도 선을 긋지 않았다. 노조는 "사실로 확인된 잘못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지되, 근거 없는 의혹으로 명예를 훼손한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층 민감한 주장도 내놨다. 노조는 자리와 권한, 오랜 관행을 둘러싼 일부의 이해관계나 기존 질서 변화에 대한 반발이 제보 뒤에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고 했다. 이는 노조가 제기한 문제의식으로, 경찰이나 경기도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요구는 제보자 색출이 아니라 제도 개선 쪽에 무게가 실렸다.
노조는 경영진에 조사 과정에서 특정 직원에게 책임이 부당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보호책을 마련하고, 잘못이 확인되면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과 노동조합, 이사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함께 냈다.
경기도를 향해서는 제보가 접수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조사로 확인된 객관적 사실과 원칙을 기준으로 책임 소재를 가려달라고 밝혔다.
지금 갈라지는 지점은 분명하다. 티켓 600장이 문화복지 권종으로 바뀌어 장당 1000원에 결제됐고 현장에서 한 장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이를 실적 부풀리기로 볼 수 있는지, 권종 변경과 구매 절차가 내부 규정이나 법률에 어긋나는지, 형사책임까지 성립하는지는 경찰과 경기도가 가려야 할 영역이다.
경찰은 티켓 구매 경위와 위법 여부를 입건 전 조사하고 있으며, 경기도 감사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