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노바티스와 4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가는 계약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의 구체적인 대상 품목과 옵션 수 등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최대 계약금액보다 실제 가치가 확인돼야 한다는 관망세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노바티스 계약의 잠재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렸지만 가치평가액에 따라 눈높이는 크게 갈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전 거래일 대비 1.94% 오른 28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일 5.19% 급락한 뒤 반등했지만 노바티스 계약을 발표한 2일 종가 29만8500원보다는 3.35% 낮다.
계약 발표 당일 주가는 장중 32만9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0.83% 하락 마감했다. 8월31일 종가 30만7500원과 비교하면 4일까지 6.18%, 8월28일 종가 32만원과 비교하면 5거래일간 9.84% 하락했다.
계약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주가에 먼저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알테오젠 주가는 8월4일 26만7000원에서 28일 32만원까지 19.85% 상승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상승세 속에서 대형 계약 발표가 차익 실현의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알테오젠은 노바티스와 복수의 바이오의약품을 SC 제형으로 개발·상업화하는 ALT-B4 독점 옵션·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모든 옵션이 행사되고 개발·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최대 32억2300만달러(약 4조4165억원)를 받을 수 있다. 상업화 이후 판매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다.
다만 계약금과 옵션 수, 대상 품목, 로열티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대 계약금액은 여러 품목의 옵션 행사와 임상 성공, 품목허가, 상업화를 전제로 한 수치여서 당장 유입될 현금이나 최종 실현액을 산정하기 어렵다. 주가가 계약 규모 자체보다 후속 정보 공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증권가는 단기 주가 흐름과 달리 알테오젠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35만원에서 37만원, 대신증권은 41만원에서 45만원, 신한투자증권은 48만원에서 54만원으로 높였다. 4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상승 여력은 각각 28.25%, 55.98%, 87.18%다.
목표주가 격차는 노바티스 계약에 얼마의 가치를 부여했는지에서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계약금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지급액에 임상 성공 확률과 할인율을 적용해 노바티스 계약 가치를 1조4891억원으로 평가했다. 실제 적용 파이프라인과 임상 진행 상황이 확인되면 개별 위험조정순현재가치(rNPV) 방식으로 다시 산정할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신규 계약을 반영해 알테오젠의 적정 지분가치를 28조5000억원에서 31조4000억원으로 약 2조9000억원 높였다. 세부 대상 품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품목별 예상 상업가치와 개발·옵션 행사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반영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노바티스가 지난해 인수한 유전자 치료제 기업 아비디티 바이오사이언스의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후보물질을 주요 대상으로 추정했다. AOC 3개 품목의 가치를 2조7289억원, 항체와 AOC 후속 7개 품목의 가치를 4조40억원으로 각각 산정해 총 6조7329억원을 반영했다. 최대 10개 품목의 개발이 확정되면 추가 계약금으로 2000억원 이상을 인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향후 주가를 좌우할 변수는 최대 계약 규모보다 옵션의 실제 행사 여부와 대상 제품 공개, 임상 진입 속도가 될 전망이다. 키트루다 큐렉스(Qlex)의 처방 확대에 따른 판매 마일스톤과 사노피·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바이오젠의 후속 임상도 추가 상승 동력으로 꼽힌다. 반면 옵션 행사가 지연되거나 실제 개발 품목이 증권가의 가정에 미치지 못하면 목표주가 하향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약가 협상 최종 규정에 따라 키트루다 큐렉스가 기존 정맥주사(IV) 제형과 함께 약가 협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상 품목 확정과 임상 진입이 가시화되면 추가적인 가치 상향 여지가 있다”며 “적용 의약품군이 확대될수록 신규 기술수출 기회와 잠재 시장도 넓어져 ALT-B4 플랫폼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