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만400대 등록…BMW·벤츠 제치고 수입차 1위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현대자동차·기아의 안방을 테슬라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그랜저와 아반떼 등 신차와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내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테슬라 모델Y가 양사의 대표 베스트셀링 모델을 넘어서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경계도 점차 흐려지는 모습이다.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 프리미엄의 지난달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7490대로 전체 완성차 시장 중 1위 모델로 집계됐다. 같은 달 기아에서 가장 잘 팔린 쏘렌토 판매량 6397대와 현대차 그랜저 5931대를 각각 1093대, 1559대 웃도는 규모다. 테슬라의 주력 모델 한 개 트림이 현대차·기아의 대표 차종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쏠림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국내에서 1만400대를 신규 등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다. BMW는 6180대, 메르세데스-벤츠는 4037대로 뒤를 이었다. 테슬라 한 브랜드가 전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2만9817대의 약 35%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달 실적은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에 주요 신차를 잇달아 투입하는 시점에서 테슬라가 더욱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그랜저’에 이어 8월 8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아반떼’를 출시했다. 기아 역시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주력 RV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의 판매 감소에는 노동조합의 파업을 비롯한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의 8월 국내 판매는 3만4333대로 전년 동월 대비 41.1% 감소했는데, 회사 측은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신차 출시에 따른 대기 수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테슬라의 약진 배경에는 국산차와 수입차 사이의 가격 경계가 좁아진 시장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차량 가격 상승으로 국산 중형 SUV와 준대형 세단의 상위 트림 가격이 4000만~5000만원대로 높아진 가운데 테슬라 역시 가격 조정과 전기차 구매보조금 등을 통해 소비자의 실구매 부담을 낮추면서 구매 단계에서 양측이 직접 비교되는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테슬라의 인기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가 올해 6~8월 실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RWD가 중고 전기차 판매 순위 1·2위를 각각 차지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3위, 기아 레이 EV와 EV6는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신차 공세가 본격화한 만큼 남은 4개월 실적이 향후 경쟁 구도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노사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하며 생산 차질 우려를 덜었고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 등 신차 출고 확대를 통해 내수 판매 회복에 나선다. 기아 역시 쏘렌토·스포티지·카니발 등 주력 RV에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PBV)을 더해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