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교권보호전담관 300명 이어 3개 법 개정 촉구…"혼자 두지 않겠다"

3년 전 교사들이 거리에서 요구했던 '가르칠 권리'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다시 꺼내들었다.
주최 측 추산 30만 명이 국회 앞 도로를 메우고 '공교육 멈춤'까지 선언했던 2023년 9월. 법과 제도는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학교 현장의 체감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4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는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기억하며'라는 글에서 아동복지법과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9월 4일 선생님들의 외침을 잊지 않겠다"며 "그날의 절박함을 교권 회복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적었다.
안 교육감이 먼저 소환한 것은 3년 전 거리다.
2023년 9월2일 서울 국회대로에 주최 측 추산 30만명의 교사가 모여 교권보호 입법을 요구했다. 이틀 뒤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4일에는 전국 교사들이 연가와 병가, 추모 집회로 '공교육 멈춤의 날' 행동에 나섰다. 정당한 교육활동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를 바꿔달라는 것이 요구의 핵심이었다.
안 교육감은 "선생님들은 왜 교실을 나와 거리로 향해야 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왜 가르치는 일보다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더 두려워해야 했습니까"라며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바꾸었는지 무겁게 돌아본다"고 했다.
3년 사이 제도는 움직였다.
2023년 9월 교원지위법과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이른바 '교권보호 4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당한 학생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됐고, 교육활동 침해 대응과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도 법제화됐다.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교사가 체감하는 보호 사이에는 간극이 남았다.
8월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한 '9·4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3년, 교권은 회복되었는가' 토론회가 그 간극을 숫자로 보여줬다.
학교 민원면담실 설치율은 99.72%까지 올랐다. 그러나 초등교사 987명 가운데 민원 창구 단일화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4%였다. 전혀 작동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존재한다는 응답은 78.0%에 달했다. 방은 만들어졌지만 그 방이 교사를 대신해 민원을 받아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동학대 신고 문제도 남았다.
이쌍철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이 자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작년까지 아동학대 사안과 관련해 제출된 교육감 의견 1870건 가운데 1352건, 72.3%가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21건, 1.6%였다. 신고 이후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절차적 부담을 더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떠오른 배경이다.
안 교육감이 9·4 메시지를 추모에만 머물게 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7월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단을 구성한 데 이어 8월 22일 조원청사에서 발대식을 열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공식 출범시켰다.
교원과 도민을 비롯해 변호사와 의사, 상담전문가, 경찰로 꾸려진 전담관은 아동학대 피신고와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에 놓인 교사를 사안 발생 초기부터 종결까지 1대 1로 지원한다. 사실관계 확인부터 법률 자문, 심리상담과 회복, 사후 관리까지 교사 개인이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개입하는 구조다.
발대식에서 안 교육감은 전담관 대표들에게 활동 깃발을 건네며 "교권보호 활동에 필요한 교육감의 실질적인 권한을 교권보호전담관에게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악성 민원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그 다음 대목에서 그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안 교육감은 "악성 민원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된 선생님들을 생각하면서 제가 몇 번의 눈물을 흘리며 결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담관 제도를 행정조직 개편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정책으로 규정한 발언이다.
그날 인사말의 마지막 문장과 9·4 3주기 글의 마지막 문장은 같았다. "선생님은 가르치기만 하십시오. 지켜 드리겠습니다."
입법 요구도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안 교육감은 취임 전인 6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활동 보호 토론회에서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국회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활동 과정에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교사의 책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면책 입법도 그때 제안했다.
이번에는 교원지위법까지 더해 법률명을 못 박았다. 안 교육감은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힘을 쏟겠다"며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고 법이 바뀌는 날까지 선생님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법이 이미 여러 차례 손질된 만큼 이번 요구는 지난 3년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는 주장과는 결이 다르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진 뒤에도 교사가 신고와 조사, 수사와 소송을 개인의 몫으로 감당해야 하는 구간을 더 줄이겠다는 추가 입법 요구에 가깝다.
안 교육감은 그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경기도교육청이 선생님 곁에 서겠습니다. 교육감이 앞장서겠습니다."
이어 "선생님이 혼자 신고와 조사, 수사와 소송을 감당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3년 전 거리에서 시작된 요구는 법률 개정으로 이어졌고, 경기도에서는 300명의 전담관이 현장에 투입됐다. 안 교육감은 다음 단계로 국회와 정부를 향한 추가 법 개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