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세교3, 연말 ‘설계도’가 승부처…주민 ‘10조’·조용호 ‘교통·반도체’

기사 듣기
00:00 / 00:00

17년전 4조8000억→ 현재 약 6조 논란…市, 교통비 15~20%·자족용지 99만㎡·GH 참여 요구

▲오산 세교3 공공주택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이 3일 LH 경기남부지역본부 오산동탄사업본부 앞에서 제6차 집회를 열고 총사업비 현실화와 정당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약 6조원으로 거론되는 총사업비가 물가와 토지가치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산세교3지구 비상대책위원회)
2009년 4조8000억원. 2026년 약 6조원.

17년이 흘렀지만 오산 세교3 개발사업의 총사업비는 1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라는 게 주민들의 계산이다. 주민들은 물가와 토지가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최소 10조원 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산시는 같은 세교3의 설계도를 놓고 다른 숫자를 밀고 있다.

광역교통 투자 비중을 다른 택지지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자족용지는 99만1735㎡까지 늘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담겠다는 구상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공동사업자로 끌어들여 주거만 늘어나는 신도시가 아니라 교통과 일자리를 함께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요구도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에 던졌다.

주민에게는 보상, 오산시에는 교통과 일자리. 서로 다른 요구가 향하는 곳은 하나다.

LH가 연말까지 국토교통부에 신청해야 하는 세교3 공공주택지구 지구계획이다.

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오산 세교3 공공주택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LH 경기남부지역본부 오산동탄사업본부 앞에서 주민 200여명이 참여한 제6차 집회를 열고 총사업비 현실화와 정당 보상을 요구했다.

비대위가 문제 삼은 출발점은 2009년이다.

세교3은 그해 9월 5.1㎢ 규모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됐다. 당시 세교2지구와 통합해 신도시급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LH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사업 재조정으로 2011년 지구지정이 전면 해제됐다.

한번 멈춘 사업이 다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것은 2025년 12월31일이다.

현재 계획은 오산시 서동 일대 약 131만평에 3만3000가구, 7만5900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2011년 해제 이후 14년 만에 다시 법적 개발 궤도에 올라선 셈이다.

그래서 주민들에게 이번 지구계획은 단순한 행정절차가 아니다.

비대위는 2009년 총 사업비가 4조8000억원이었는데 현재 거론되는 사업비가 약 6조원에 그친다며 토지 가격과 물가 상승분을 고려할 경우 사업비를 10조 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면적 약 130만평에 용지비가 3조원 미만으로 책정될 경우 단순 환산하면 평당 230만원 안팎에 불과해 현실적인 보상이 어렵다는 것이 비대위의 주장이다.

다만 10조원은 비대위가 요구하는 사업비 규모로 LH나 국토교통부가 확정한 금액은 아니다. 실제 보상액 역시 감정평가와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이봉구 비대위원장은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개발을 추진한다면 현실을 반영한 정당한 보상이 먼저라는 것이다.

비대위는 총사업비 산정근거 공개와 증액 외에도 임대주택 비율 조정, 사업기간 단축, 주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오산시의 고민은 개발 이후로 향한다.

3만3000가구를 짓고도 서울이나 인근 도시로 출퇴근해야 하는 도시가 되면 세교 1·2지구에서 제기됐던 교통·생활 인프라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용호 오산시장은 취임 이후 세교3을 단순 주택공급지가 아니라 교통과 산업, 교육·문화 기반을 갖춘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거듭 제시했다.

그는 8월 언론 인터뷰에서도 “세교 3지구를 단순한 주택공급지가 아니라 교통과 산업, 교육·문화 기반을 두루 갖춘 자족도시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승부처는 교통이다.

오산시는 LH의 세교3 광역교통사업비 부담비율이 7.3% 수준이라며 다른 택지지구 평균 수준인 15~20%까지 높여야 한다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세교 1·2지구 개발과정에서 충분한 광역교통대책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까지 시민들이 교통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게 시의 문제의식이다.

분당선 기흥~오산 연장 역시 세교 2·3지구와 연결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조 시장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정부를 잇달아 찾아 분당선 연장과 세교3 광역교통 개선대책 확대를 요구했다. 세교3 입주 이후 교통망을 뒤쫓아 건설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구계획 단계에서부터 철도·도로·버스 대책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두 번째는 일자리다.

오산시는 현재 확보된 약 33만㎡ 규모의 자족용지를 99만1735㎡까지 확대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산업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세교3 인근에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서고 있고 가장산업단지에도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조성 중인 지곶산업단지 역시 미래산업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주택 3만3000가구를 추가하면서 동시에 기업과 일자리를 넣어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을 한 도시 안에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LH 역시 자족기능을 별도과제로 검토하고 있다.

LH는 올해 ‘오산세교3 공공주택지구 자족용지 적정규모 계획 및 활성화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자족용지 규모와 산업 활성화 방안을 아직 구체화하는 단계라는 의미다.

세 번째 카드는 GH다.

조 시장은 8월 31일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만나 GH가 세교3 공동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GH가 하남 교산과 남양주 왕숙, 안산 장상, 광명 시흥 등 3기 신도시에 공동사업자로 참여한 전례를 들어 경기도의 주거·교통·산업·일자리 정책을 세교3 개발에도 직접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GH 참여는 현재 오산시의 요청 단계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 모든 요구가 지금 동시에 쏟아지는 데는 시간표가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 제16조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지구 지정·고시일부터 1년 안에 지구계획을 수립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승인을 신청하도록 규정한다. 세교3 지정일이 2025년 12월31일인 만큼 LH는 올해 말까지 승인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

LH도 이미 기본계획과 기본설계,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자족용지 적정규모 연구 등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기본계획 공모지침에는 주거뿐 아니라 일자리·교통·환경·안전을 포함한 도시 미래상을 반영한다는 방향도 명시돼 있다.

결국 세교3을 둘러싼 현재의 충돌은 ‘6조원이냐 10조원이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은 정당한 보상, 오산시는 광역교통과 자족용지, LH는 사업성과 주택공급을 각각 지구계획안에 담아야 한다.

2009년 지정됐다가 2011년 한 차례 멈춰섰고, 14년 만에 다시 출발한 세교3이다. 이번에는 주택을 몇 채 짓느냐만큼 그 안에 어떤 교통망과 일자리, 생활기반을 함께 넣느냐가 지구계획 협의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LH는 연말 지구계획 승인 신청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오산시는 지구계획 협의 과정에서 광역교통망과 산업용지 확대 등 지역 현안을 지속해서 요구할 방침이며, 비대위도 총사업비 현실화와 주민 참여를 요구하는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