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단에 맞추나”⋯종부세 뒤집기에 강남 집주인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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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 종부세 강화 철회
기본공제 9억→12억 유지
수정안 발표 후 매물 보류 움직임
전문가 “고가주택 매물 흐름은 이어질 것”

반발 정도가 아니라 아주 분노하고 있어요. 거주자든 비거주자든 부동산 세제 개편 때문에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2일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어있는 매물. (조유정 기자 youjung@)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강화하겠다며 내놓은 방안 일부를 29일 만에 되돌리면서 서울 집주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세 부담을 높인다며 매도를 압박하더니 한 달도 안 돼 다시 물러서면서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느냐”는 반응이다. 비거주 집주인은 뒤바뀐 공제 기준에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고 장기간 한 채를 보유해온 거주 집주인도 늘어날 보유세 부담에 매도를 고민하고 있다.

2일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 부담과 매도 시점을 묻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을 내놓거나 호가를 낮춘 매도자도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전날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정부 발표를 믿고 먼저 움직인 집주인일수록 매도 판단의 전제를 다시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 A 씨는 “팔아서 작은 데로 옮겨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실제 집을 내놓은 분들도 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불만은 세 부담 자체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방향에 쏠렸다. A 씨는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일관성이 있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예측이 가능하다”며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감이 안 잡히고 이렇게 불확실하게 두면 다들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비거주에 따른 세 부담을 따져보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은 집주인도 있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B 씨는 “해외에 나가는 등의 이유로 비거주자가 되면 불이익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상담하러 온 경우가 있었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줄어드니 10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지금 파는 게 나을지 세금을 계산해달라는 상담이었다”고 전했다.

세 부담을 우려한 급매 출회와 가격 조정 움직임도 이어졌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중개사 A 씨는 “물건들은 상당히 나오고 있고 실제로 내놓은 물건은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며 “상당 부분까지 가격을 조정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매도자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 C 씨도 “급매가 많이 나왔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강화안 일부가 철회된 이후에는 분위기가 다시 달라지는 모습이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D 씨는 “처음 세제개편안이 나왔을 때는 세 부담이 커질까 봐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있었는데 수정안 발표 뒤에는 ‘괜히 서둘렀다’며 매물을 잠시 보류해 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귀띔했다. D 씨 역시 수정안 발표 이후 일부 매물이 회수되거나 낮아진 호가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했다. 지난달 3일 9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29일 만에 원상 복구한 것이다. 200%로 높이려던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를 유지한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공제도 당초 각각 4억원씩 총 8억원에서 각각 6억원씩 총 12억원으로 높였다. 실거주 1주택자는 예정대로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된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전경. (조유정 기자 youjung@)

반포자이 보유세 내년 2641만원⋯올해보다 46%↑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당초안보다 완화했지만 고가주택 보유자의 보유세 자체는 내년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 70% 등을 적용할 경우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비거주 1주택 단독명의자의 보유세는 올해 약 1810만원에서 내년 약 2641만원으로 약 46%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부부 공동명의는 같은 기간 약 1171만원에서 1684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를 가정했다.

지난 한 달간 강남권 아파트 매물도 증가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일까지 강남구 매매 매물은 9453건에서 1만996건으로 16.3% 늘었다. 서초구는 16.2%, 송파구는 15.1% 증가했다. 다만 이를 비거주 1주택자 종부세 강화의 영향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성북구와 마포구도 각각 17.9%, 15.2% 증가한 데다 양도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출 규제 등 여러 변수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종부세보다 양도세 등 다른 세제가 매도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종부세는 12억원이든 9억원이든 큰 차이가 없다고 봐서 그것 때문에 매물이 나오고 그러지는 않는 것 같다”며 “양도소득세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우 전문위원도 이번 수정안이 주택시장 전체 흐름을 바꿀 정도의 변수는 아니라고 봤다. 그는 “시장 전망은 큰 틀에서 약간의 변동이 있을 뿐”이라며 “보유세가 어쨌든 오르는 데다 1주택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영향으로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강남 한강벨트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압력이 줄면서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 전문위원은 “비강남 한강벨트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거주 압력이 줄어든 만큼 이로 인한 전월세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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