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소주 시장 ‘출사표’…하이트진로·롯데칠성 양강 흔드나

기사 듣기
00:00 / 00:00

하이트진로 59.8%·롯데칠성 18%로 소주시장 양강
제주소주 인수한 오비맥주, 9월 말 신제품 ‘찰랑’ 출시

▲(사진=AI 생성)

국내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데 이어 자체 소주 브랜드 ‘찰랑’을 선보이면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장악한 소주 시장에 오비맥주가 가세하면서 주류업계 경쟁 구도가 재편될지 주목된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9월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한다.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자체 소주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찰랑은 제주 동부의 화산암반수를 사용한 15도 소주다. 인위적인 알코올 향과 단맛을 줄이고 용암해수소금을 더했다. 전량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이번 출시는 2024년 오비맥주의 제주소주 인수 이후 처음으로 구체화한 소주 사업이다. 오비맥주는 앞서 신세계그룹 계열 주류 전문기업 신세계L&B가 운영하던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생산 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넘겨받으며 소주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제주소주는 2011년 제주 향토기업으로 출발해 2014년 ‘올레 소주’를 출시했다. 이마트가 2016년 190억원에 인수한 뒤 이듬해 ‘푸른밤’으로 브랜드를 바꿔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마트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4년간 제주소주에 570억원을 투입했지만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제주소주 매출은 2017년 12억원에서 2020년 5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434억원에 달했다. 결국 2021년 3월 국내 소주 사업에서 철수했고 이후 신세계L&B가 소주 위탁생산(ODM)과 과일소주 수출 등을 이어왔다.

오비맥주의 참전으로 국내 소주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소주 소매 시장 점유율은 하이트진로가 59.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롯데칠성음료가 18%로 뒤를 이었다. 무학 8%, 금복주 4.1%, 대선주조 3.3% 등 지역 주류업체와의 격차도 크다.

특히 오비맥주의 소주 진출은 국내 종합주류업체 간 경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진로와 테라·켈리를,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새로와 크러시를 앞세워 맥주와 소주 사업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 반면 오비맥주는 카스와 한맥 등을 중심으로 사실상 맥주 사업에 집중해왔다.

찰랑 출시로 오비맥주도 맥주와 소주를 동시에 갖추게 되면서 주류업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식당과 주점 등 유흥시장은 맥주와 소주를 함께 취급하는 만큼 기존 카스의 영업망을 소주 판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오비맥주의 강점으로 꼽힌다.

오비맥주는 우선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에서 찰랑을 판매한다. 초기에는 식당과 주점 등 유흥 채널에 집중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 채널 진출 여부는 시장 반응을 살펴 결정할 방침이다. 공격적인 전국 확대보다 특정 지역과 유흥시장에서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찰랑 소주 출시는 혁신적이고 다양한 제품을 바라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100년 가까이 대한민국 주류산업을 선도해 온 대표 기업으로서 한국의 소주와 K컬처를 전파하는 역할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